술 권하는 사회, ‘전립선염’은 위험하다

술 권하는 사회, ‘전립선염’은 위험하다

입력 2010-06-09 00:00
수정 2010-06-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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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두 번도 아니고, 정말 미치겠습니다!

전립선염을 앓고 있는 이모씨(38세). 잦은 음주와 기름진 식습관 탓에 30대 중반부터 앓게 된 전립선염이 아직까지도 그를 괴롭히고 있다. 처음 발병 직후에는 술을 끊는 등 각별한 노력을 한 탓에 염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전되었지만, 금주 습관을 이어가지 못해 이내 다시 병이 도지고 말았던 것. 그 후로도 발병과 호전을 거듭하다 보니 이젠 정말 ‘전립선염’말만 들어도 치가 떨릴 지경이다.

이미 현대사회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잦은 음주문화, 비만, 건강관리 소홀 등으로 남성의 전립선 위험지수가 크게 높아진 상태다. 중년은 물론이고 20, 30대 젊은 남성들의 발병 역시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특히 전립선염을 ‘난치병’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병의 재발률이 몹시 높기 때문이다. 전립선염 자체가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어서 이를 신경 써서 제어하지 않으면 언제고 다시 발병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완벽히 지키기란 몹시 힘든 것이 현실. 특히 남성들의 모임에는 술이 빠지는 때가 드물다. 게다가 서로 술을 권하고 따라주며, 받은 술잔은 꼭 비워야 하는 것이 미덕인 탓에 금주 습관을 이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술이야말로 모든 병증에 고루고루 악영향을 끼치는 존재다. 특히 몸의 염증을 깊어지게 하는 악영향을 끼친다. ‘한 잔 쯤이야.’라는 생각에 술잔을 비우는 동안 전립선에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현상을 살펴보자. 몸속으로 들어온 술은 간에서 주로 대사되나 전립선에 이르러서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환된 것이 남아있게 된다. 그런데 전립선에는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시키는 효소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전립선에 농축된 채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쌓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전립선에 염증을 일으킴과 동시에 세포를 죽이는 작용을 하게 되고, 이 때문에 전립선염 증상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전립선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독’을 권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 원장(연세크라운비뇨기과)은 “본인이 금주를 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부추기거나 강제로 마시게 하는 우리의 음주 문화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음주는 전립선염 뿐 아니라 당뇨 등 각종 난치성 질환에도 몹시 해롭다. 특히 비뇨기계 질환은 주변에 알리기가 다소 껄끄러운 탓에 술을 피할 마땅한 구실이 없어 독배를 들게 된다.”면서 “전립선염 환자는 병을 알리거나 다른 핑계를 대서라도 음주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만약 술을 마시게 됐다면 적어도 3일 이내에는 술자리를 다시 갖지 않음으로써 몸이 술을 해독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움말: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 비뇨기과 원장)

메디서울 김수철기자(webmaster@med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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