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이 문구는 가수 임창정이 최근 발매한 ‘또다시 사랑’ 이라는 곡의 가사 일부분입니다. 이별을 경험한 많은 분들이 이 가사에 공감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별했을 때는 아프지만,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리고 그 관계 속에서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어쩌면 ‘연애의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성인남녀는 이별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요? 정말 이 가사처럼 ‘또다시 사랑’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을까요?
●男 35% “일·공부에 매진” 女 34% “다른 사랑 찾는다”
[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회사원 김창민(36)씨는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한 그 해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헤어진 연인을 생각할 시간이 적어졌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아픔이 무뎌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자는 어떨까요? 여자도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이별의 아픔을 치유할까요?
조사 결과 여성은 남성과 달리 ‘다른 이성과 교제’(33.8%)하며 옛 연인을 잊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은 답변은 ‘일·공부 등 본업에 충실한다’(21.8%), ‘잊기 위해 따로 노력하지 않는다’(14.4%)등이 있었습니다.
회사원 김혜지(29)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두 달 만에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연애를 하고 있으니 전 남자친구가 그리 많이 생각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女가 男을 더 빨리 잊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타당”
[남과여Why] 일 vs 또다른 사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별대처법
‘헤어진 연인을 기억에서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남성의 41.6%는 ‘1~2년이 걸린다’고 답했고, 여성의 30.6%는 ‘약 3개월이 걸린다’고 답했습니다. 놀랍게도 ‘헤어진 연인을 정리하는데 3개월이 걸린다’고 답한 남성은 9.6%, ‘약 1~2년이 걸린다’고 답한 여성은 13.4%밖에 안 됐고요.
헤어진 뒤 여성이 남성을 더 빨리 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성이 감성적으로 남성보다 더 강하기 때문일까요?
미국 뉴욕 빙햄턴대와 영국 런던대 공동연구팀은 지난 8월 남녀의 이런 차이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연인 관계 청산 뒤 남녀 간 반응 차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잘못된 상대와 교제가 단절되지 않을 경우 여성은 추가적으로 임신 등을 하게 되면서 생물학적으로 손해가 더 많아지기에 이별을 더 빨리 받아들이고 새로운 교제 상대를 고르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남성은 헤어진 여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다시 경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그 자리가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경우 고통이 더 심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여성은 전 연인을 빨리 잊으며, 그 이유는 선천적인 것에서 기인한다’는 이 조사 결과들만 보면 남성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여성은 ‘짧게’ 아파하지만 그 강도는 남성이 느끼는 것보다 세기 때문입니다.
해당 논문은 “여성은 출산과 임신, 육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상대방을 신중하게 선택하는데,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상대와 이별하면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인남녀 24% “전 연인 평생 잊지 못한다”
이별로 인한 아픔의 정도와 이를 극복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에서 차이를 보이는 남과여, 공통점은 없는 걸까요? 일부 성인남녀는 ‘전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보였습니다. 조사 결과 굉장히 비슷한 비율(남성 24.4%, 여성 24.5%)의 성인남녀가 ‘전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답했는데요.
회사원 송진우(33)씨는 “현재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3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와 자주 갔던 곳에 방문하거나, 자주 먹었던 음식을 보면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명길 듀오 연애 코치는 “특정 장소에 방문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을 때 옛 연인이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잊지 못하는 것은 ‘무죄’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옛 연인의 근황을 찾아보는 것은 ‘유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면 옛 연인의 근황을 살피기 위해 SNS를 접속하는 행동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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