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닌 ‘순간’을 선물하는 이들의 이야기 ‘순간을 읊조리다’ 베스트셀러 돌풍

‘명품’ 아닌 ‘순간’을 선물하는 이들의 이야기 ‘순간을 읊조리다’ 베스트셀러 돌풍

입력 2014-09-18 00:00
수정 201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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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명절,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 사람들은 마음을 전하기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그런데 최근 책을 선물한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될까. 각종 설문조사에서는 브랜드 제품이나 현금, 상품권 등 실용적인 아이템만이 인기 선물로 꼽힌다. 과거엔 가격도 합리적이고 의미도 깊어 선물 목록에 꼭 들어갔던 책이, 요즘은 받는 사람도 시큰둥하고 주는 사람도 멋쩍다는 분위기가 된 것.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이례적으로 선물로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 하나 있다. 바로 시선집 ‘순간을 읊조리다’(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하나 시하나)이다.

“좋았던, 아팠던 여러가지 추억을 떠올리게 해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하고 있는 문장이 많아 여러 권 사서 선물했다” “어머니와 같이 읽고 그 순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등 이 책에 대해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는 독자들의 후기가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의 순간을 붙잡은 명 시인들의 문장과 특별한 일러스트가 어울려, 독서에 부담이 없으면서도 깊이 있는 감성을 실은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스쳐간 나날을 영롱하게 펼친 시의 장면들 하나하나가 호응을 얻어 선물 받은 이가 SNS에 직접 책을 찍어 올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입소문에 힘입어 ‘순간을 읊조리다’는 시선집으로는 드물게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시집이 전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것은 류시화 이후로 약 10년만이라는 것이 출판계의 설명이다.

‘책은 정말 훌륭한 선물이다. 세상 전부가 책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한 권을 사주는 것은 세상 전부를 사주는 것보다 훨씬 싸다.’ 뉴베리상을 수상한 세계적 작가 닐 게이먼의 말처럼,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주고받은 것은 한 권의 물체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위로와 갖가지 이야기일 것이다.

나아가 선물의 전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 순간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순간을 읊조리다’ 열풍은 모처럼 책 선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가을, 명품보다 값진 시의 문장을 통해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마음’ ‘추억’을 전할 수 있는 따뜻한 순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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