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의 탄생/클라우스 뮐한 지음/윤형진 옮김/너머북스/908쪽/5만 2000원
중국을 제대로 이해 못한 서구오해·무지로 현대화 과정 놓쳐
청나라부터 시진핑까지 분석
19세기 빚어진 경악스런 몰락
20세기 굴욕을 통합으로 전환
수치는 현대 국가 건설 자극제
세계 무대서 떠오른 中의 위상
아직은 부분적이고 미완 단계
가장 큰 과제는 정치개혁 완수
중국 최고 지도자 시진핑과 그의 구호인 ‘중국몽’을 선전하는 광고판 앞을 지나는 베이징 사람들.
너머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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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듀크대 출판부가 밝힌 새 책 ‘현대 중국의 탄생’의 리뷰 중 일부다. 서구에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가 없다는 걸 꼬집는 말이다. 짜증과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된다. 지금 미국 등 서구에서 일고 있는 중국 공포의 물결도 결국 오해와 무지가 근본 원인일 수 있다.
책은 1644년 청나라부터 2017년 시진핑 체제까지 중국 현대화의 과정을 추적한다. 오늘날 중국의 부상이 1978년 덩샤오핑 집권 후 40년 동안 이뤄졌다는 주류 견해와 출발점이 사뭇 다르다. 저자는 이를 네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다. 1644~1900년 청나라, 1949년까지의 중국 혁명, 1977년까지 마오쩌둥의 중국 개조, 그리고 현재까지의 중국 부상이다.
저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더글러스 노스의 이론을 분석의 틀로 삼았다. 역사의 변화가 사회, 경제 제도에 대한 다양한 국가들의 적응을 통해 일어난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개인이나 지배적인 사회 계층보다 사회 규범, 경제 관행, 정치 시스템, 지적 신념과 같은 제도를 역사의 원동력으로 본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 결정론과 같은 논리는 거부되고 건륭제, 장제스, 심지어 마오쩌둥 같은 이들조차 제도 앞에 선 개인들로 그려진다.
책엔 중국의 자연지리부터 국내총생산(GDP)과 인구를 표시한 지도까지 모두 25개의 인문 지도가 실려 있다. 사진은 2010년 중국 내 인구의 이동을 표시한 지도로, 톈진과 상하이 등 대도시로 이주한 인구가 부쩍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너머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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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러나 중국의 부상은 아직 부분적이고 미완”이라며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정치개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1978년 이후 포용적인 경제 제도에 기반한 경제적 현대화는 정치 제도와 분리되었기에 중국이 장기간 지연된 정치개혁을 추진하는 데 실패한다면 경제적 부상이 지속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2023-03-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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