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저녁
권정민 글·그림/창비
44쪽/1만 5000원
재미있는 것은 배고파서 음식을 주문한 사람들이 직접 돼지를 요리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연다는 것이다. 돼지를 각자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들까지 주문한다. 돼지를 잡고 요리하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동안 사람들은 자신들이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면서 한껏 들뜬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은 전화 한 통만 하면 전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도심 속 어느 아파트를 무대로 하고 있다. 작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손가락만 움직이면 모든 것을 집 앞까지 배달시킬 수 있는 비대면 시대의 단면을 짧은 글과 사실적인 그림으로 풍자한다.
2022-12-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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