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추웠던 그날 소복이 쌓인 이야기… 그래서 따뜻했던 우리[그 책속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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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11-24 20:24
수정 2022-11-25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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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늘/김지연 지음/눈빛/252쪽/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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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24절기 중 20번째에 해당하는 ‘소설’(小雪)이 지났다. 소설이 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눈이 내리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다.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지만 눈이 쌓인 뒤 방치해 두면 꽁꽁 얼어붙거나 녹아서 지저분해진다. 그래서 쌓인 눈을 치우는 것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전북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 관장이자 사진가, 전시기획자이기도 한 김지연 작가가 펴낸 사진 산문집은 직접 찍거나 작업한 사진 78점과 동료 사진가의 작품 40점을 고르고 고른 다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짝지었다. 같은 듯 다른 글과 사진을 넘기다 보면 외롭고 덧없어 보이는 우리 일상의 그늘을 따뜻하게 보듬으려는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책 제목도 ‘따뜻한 그늘’인 것 같다.

요즘은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추운 겨울에도 눈 보기가 쉽지 않다. 소설 보름 뒤 찾아오는 절기, 큰 눈이 온다는 대설에는 세상의 그늘을 하얀 이불처럼 덮어 주는 소담스러운 함박눈을 만날 수 있을까.



2022-1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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