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나태주 지음/열림원/288쪽/1만 4000원
나태주 시인
먼저 시인은 인간이 만든 전염병에 ‘우리가 제멋대로 살아서 몹쓸 병이 생겼’다며 지구에게 사과한다. 그리고 ‘너나없이 고달픈’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하루하루 피차의 안식과 평화, 자그만 행복’을 빈다. 살기 힘들다, 지쳤다, 고달프다, 심지어 화가 난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림의 까치발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토닥인다.
나아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 준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바라보아주는 사람의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나아가 생각해주는 사람의 것이며/ 사랑해주는 사람의 것이다’(‘세상을 사랑하는 법’ 중에서)
시인 역시 삶 속에서 가만히 바라본 이에게서 느꼈던 존중과 경의를 표현한다. 세상을 먼저 떠난 이어령 선생, 박용래 시인을 비롯해 코로나로 시름에 잠긴 이들에게 기쁨을 준 피아니스트 손열음, 방탄소년단(BTS)을 향한 시가 담겼다. 학대로 목숨을 잃은 정인이를 위한 시 ‘길 잃은 천사’도 눈길을 끈다.
시인은 팬데믹을 지나온 당신이 ‘별’이자 ‘꽃’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 가운데/ 오직 너는 한 사람/ 우주 가운데서도/ 빛나는 하나의 별/ 꽃밭 가운데서도/ 하나뿐인 너의 꽃/ 너 자신을 살아라/ 너 자신을 빛내라’(‘오직 너는’ 중에서)
2022-06-10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