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구르나 소설 3권, 亞 최초 번역 출간
작가 애정 드러낸 ‘바닷가에서’
난민=아프리카인 도식 벗어나
원한·악의 넘어 연대로 나아가
긴밀히 연결된 ‘낙원’ ‘그후의 삶’
전쟁·점령 속 사랑·상처 그려내
압둘라자크 구르나.
Mark Pringle
Mark Pringle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문학동네/348쪽
1만 5000원
낙원.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바닷가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유원 옮김
문학동네/424쪽
1만 6000원
바닷가에서.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서술을 통해 난민의 문제가 비단 두 인물만의 문제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살레 오마르가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 만난 영국인 케빈 애덜먼, 난민기구에서 일하는 레이철, 플리머스 항구의 경찰관 월터까지 작품의 수많은 등장인물은 본인 혹은 조상이 이주자였음을 밝힌다. 나아가 작가는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를 거듭 등장시켜 꼭 난민이 아니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 감정인 소외를 강조한다. 소설 속 대사를 영국인인 레이철은 알아듣지 못한다. 반면 오마르와 라티프에게는 바틀비의 대사가 같은 취향임을 확인하고 적대감을 내려놓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된다.
“저는 그렇게 안 하는 편을 택하고 싶었습니다.” 뭐라고요! 이제는 염치없이 화를 내며 그녀가 외쳤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필경사 바틀비’ 이야기를 모른다는 걸 알았다. (110쪽), “저는 그렇게 안 하는 편을 택하고 싶었습니다.” 그가 말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확실히 하기 위해 잠시 그를 쳐다보았다. “바틀비.” 내가 말했다. (255쪽)
보편적 경험에 대한 중시는 작가의 인터뷰에서 드러난다. 구르나는 “내 소설은 아프리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또 식민주의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동시대적 주제 역시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428쪽
1만 6000원
그후의 삶.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2022-05-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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