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증언록 붓글씨로 옮긴 ‘그날을 쓰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기리며 55명의 작가가 손으로 붓으로 쓰고 그린 ‘그날’의 기억들을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출판사 걷는사람은 4·16기억저장소 구술증언팀의 구술증언록 ‘그날을 말하다’(한울엠플러스) 100권을 55명의 작가들이 읽고 붓으로 써낸 100점의 작품을 담은 ‘그날을 쓰다’를 펴냈다. 책 속 손글씨들은 지난 1일 안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손글씨에는 신영복 한글 민체를 공부하는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들과 사단법인 더불어숲 글씨모임 서여회 회원 55명이 참여했다. 서문을 쓴 시인이자 서예가 김성장 작가는 “일상에서 노랑 리본을 만지작거리는 것 말고는 4·16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라면서 “스스로 작가라고 불리는 것이 부끄럽고 글씨가 서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서울과 인천, 부산, 세종, 대전 등 전국 각지는 물론 아르헨티나 파견 교사, 어린시절 미국에서 살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 등 다양한 손길이 모였다.
글씨의 재료가 된 구술증언록 속 목소리들은 여전히 떨리는 아픔을 전했다.
‘그날을 쓰다’ 속 ‘동혁 엄마 김성실’의 구술을 담은 김미정 작가의 손글씨.
걷는사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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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범 엄마 최지영’의 구술을 붓으로 옮긴 유미경 작가의 작품.
걷는사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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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 아빠 유해종’의 목소리를 붓으로 옮긴 유미희 작가의 작품.
걷는사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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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근 아빠 안영진’의 목소리를 담은 최성길 작가의 작품.
걷는사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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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참여한 손글씨 작가들은 “우리의 이 붓길이 하늘나라 그들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과 함께하고 진실을 위한 작은 행동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4·16 그날을 기억 속에 켜켜이 놓아두겠다”(문영미), “유통기한을 잃어버린 그날의 기억, 문체에 어김없이 드러난 떨림의 구술을 먹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 이 응축된 기록들이 심연에 가라앉은 세월호의 영혼들에게 위로가 되고 남겨진 자들에겐 의지와 용기가 되기를 소망한다”(유미경) 등의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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