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리, 그리고 나… 다시 주목한 공동체

나, 우리, 그리고 나… 다시 주목한 공동체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22-03-17 17:30
수정 2022-03-18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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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윙/로버트 D 퍼트넘, 셰일린 롬니 가렛 지음/이종인 옮김/페이퍼로드/648쪽/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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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리-나(I-we-I) 곡선’을 통해 미국 사회 전반을 들여다본 사회비평서다. 저자들이 제시한 ‘나-우리-나 곡선’은 1890년대 이후 미국 역사 약 130년의 상승과 하강 추세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꼭 뒤집어진 ‘V’자를 닮았다. 다소 급한 상승 곡선을 그리다 1960년대 중반부를 정점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890년대를 출발점으로 삼은 건 당시가 오늘의 미국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시기를 ‘도금 시대’(Gilded Age)라 부른다. 경제 불평등이 심화됐고, 정치는 둘로 갈라졌고, 사회는 혼란했으며, 문화적으로는 나르시시즘이 만연했다.

이 곡선의 중요한 잣대는 ‘나’와 ‘우리’에 대한 ‘이즘’(ism)이다. ‘도금 시대’ 이후 60년 남짓 상승추세(업스윙)가 전개되는 동안 경제적 평등, 공공분야의 협력, 사회의 안전한 구조, 연대의 문화가 강력해졌다. 이 시기에 미국인들을 이끈 건 ‘우리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었다.

196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하강 추세는 정확히 반대의 결과를 불러왔다. 저자는 “공공 논의는 여러 다른 사상들을 심사숙고하는 장이 아니라, 반대파 사람들을 악마로 몰아붙이는 장이 됐다. 권력을 잡은 세력은 그들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을 배제하는 데 자신들의 영향력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국가는 점점 분열됐고, 매사를 갈라치기로 해결하는 방식에 능한 지도자들이 점점 더 정국을 주도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시기를 주도한, 그리고 현재도 이어지는 이념은 ‘나 홀로’ 개인주의다.

저자는 미국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공동체주의로의 복귀가 절실하다고 외친다. ‘나’보다는 ‘우리’와 ‘공동선’을 중시해야 업스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상황을 토대로 연구한 책이지만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들이 많다. 다만 한국이 미국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듯하다.

2022-03-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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