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책도 살리는 ‘스크린셀러’

잊혀진 책도 살리는 ‘스크린셀러’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1-11-14 22:18
수정 2021-11-1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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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영화 원작 소설 잇달아 출간

OTT서 공개 ‘파워 오브 도그’ ‘패싱’ 나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새달 개봉 겨냥
영화 제작 중인 ‘허밍 버드’ 선제적 출간

최근 개봉하는 영화의 원작이거나 영화가 원작이 된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영화 ‘듄’의 흥행에 힘입어 원작도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등 ‘스크린셀러’ 효과를 겨냥한 작품들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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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스크린셀러’ 효과를 노린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사진은 제인 캠피언 감독의 영화 ‘파워 오브 도그’. 넷플릭스 제공
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스크린셀러’ 효과를 노린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사진은 제인 캠피언 감독의 영화 ‘파워 오브 도그’.
넷플릭스 제공
토머스 새비지 작가  민음사 제공
토머스 새비지 작가
민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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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새비지 작가의 소설 ‘파워 오브 도그’ 민음사 제공
토머스 새비지 작가의 소설 ‘파워 오브 도그’
민음사 제공
민음사는 최근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1915~2003)의 1967년 소설 ‘파워 오브 도그’를 펴냈다. 동명의 영화가 다음달 1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본격 공개된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잊혔다가 2001년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의 해설이 실린 판본으로 다시 출간되면서 재조명됐다.

‘파워 오브 도그’는 20세기 초 미국 서부 몬태나주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독신 형제에게 한 여자가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 뒤 벌어지는 서늘한 복수극을 그렸다. 이 소설은 1960년대 문학에선 드물었던 동성애에 대한 억압과 혐오를 다뤘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작품으로 평가됐다. 영화 ‘피아노’로 유명한 제인 캠피언 감독이 심리 서스펜스물로 연출해 올해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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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스크린셀러’ 효과를 노린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사진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스크린셀러’ 효과를 노린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사진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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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빙 슐먼 작가  다니비앤비 제공
어빙 슐먼 작가
다니비앤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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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빙 슐먼 작가가 뮤지컬과 영화를 원작으로 쓴 소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다니비앤비 제공
어빙 슐먼 작가가 뮤지컬과 영화를 원작으로 쓴 소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다니비앤비 제공
다음달 개봉을 앞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동명 소설은 다니비앤비에서 출간됐다. 미국 작가 어빙 슐먼(1913~1995)이 쓴 이 소설은 1957년 초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이를 바탕으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만든 1961년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950년대 뉴욕 웨스트사이드의 두 10대 갱단이 거리 주도권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조직 수장의 여동생과 비극적 사랑에 빠진 청년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각본가로 잘 알려진 슐먼은 젊은이들의 사랑과 비극을 통해 차별 없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고, 스필버그 감독은 기존 작품들을 재구성해 자신의 첫 뮤지컬 영화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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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스크린셀러’ 효과를 노린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사진은 레베카 홀 감독의 영화 ‘패싱’. 넷플릭스 제공
최근 영화 개봉에 앞서 ‘스크린셀러’ 효과를 노린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사진은 레베카 홀 감독의 영화 ‘패싱’.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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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 라슨 작가  문학동네 제공
넬라 라슨 작가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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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 라슨 작가의 소설 ‘패싱’ 문학동네 제공
넬라 라슨 작가의 소설 ‘패싱’
문학동네 제공
앞서 문학동네는 지난 10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레베카 홀 감독의 영화 ‘패싱’의 원작 소설을 펴냈다. 미국 흑인 여성 작가 넬라 라슨(1891~1964)의 책은 1920년대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백인과 흑인 사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밝은 피부색을 지닌 흑백 혼혈 여성들을 통해 인종주의를 복합적으로 꼬집었다.

영화 완성 전 선제적으로 책을 내는 사례도 있다. 자유의길은 지난 6월 영화 제작이 결정된 산드로 베로네시(62) 작가의 신간 ‘허밍버드’를 번역 출간했다. 40대 안과 전문의 마르코 카레라가 상실과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순수한 믿음과 희망을 전한다. 이탈리아 최고문학상 ‘스트레가상’을 받은 작가의 전작 ‘조용한 혼돈’ 영화 제작에 참여한 난니 모레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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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로 베로네시 작가 자유의길 제공
산드로 베로네시 작가
자유의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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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
‘허밍버드’
영화와 연계된 소설의 스크린셀러 효과는 지난 2월 출간된 프랭크 허버트 작가의 소설 ‘듄’(황금가지)에서 입증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듄’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자 소설의 10월 판매량도 전달보다 706.8%나 증가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위드 코로나’로 영화관 규제가 풀리고 넷플릭스가 보편화하면서 출판업계의 편승 심리도 확대됐다”며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이 아니면 독자들이 책을 사야 할 이유를 못 느끼기 때문에 스크린셀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1-11-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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