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인간
조프루아 들로름 지음/홍세화 옮김/꾸리에/252쪽/1만 8800원
26세까지 텐트·침낭도 없이 숲속에서 생활
동물과 우정 나누며 인간 파괴적 행동 경고
그곳에서 만난 노루는 숲속 친구들을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 줬다. 다른 노루들을 소개한 다게, 영역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시푸앵트, 양육자의 역할을 보여 준 에투알, 에투알이 낳은 셰비 등 저자는 노루마다 이름을 지어 줬고, 노루 43마리들로부터 숲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왜 다른 동물이 아닌 노루였을까. 그는 “내가 선택했다기보다는 그들이 나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의 우정이 그저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었다. 노루들이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는 건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웠다. 울창했던 숲이 개간지로 바뀌면서 더이상 살아갈 수 없게 돼 모험을 중단했듯이 노루를 비롯한 야생동물들도 각자 영역에서 쫓겨났다.
‘정글북’ 속 모글리처럼 순수하고 따뜻하게 숲과 동물들과 함께했던 저자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인간의 파괴적이고 무례한 행동에 진한 경고를 보낸다. 인간은 자연의 한 요소일 뿐 또 다른 요소인 숲과 동물들을 더 존중하며 공생해야 한다고 말이다.
2021-10-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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