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오스카’ 김금숙 이어 2년 연속 수상
한국 노동자 아줌마 해외서 신선하다는 반응
“만화는 의미뿐 아니라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작업실에서 만난 마영신 작가는 미국 하비상 ‘2021년 최고의 국제도서’ 부문을 수상한 ‘엄마들’을 통해 “중년 아줌마들의 열정 넘치는 연애와 고민 등을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미디어에 등장하는 엄마는 대부분 희생이나 모성애가 앞서지만, 중년 아줌마도 소개팅하거나 파이팅(열정) 넘치는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싶었다”는 마영신(39) 작가는 ‘엄마들’(휴머니스트)에 바로 그 모습을 담았다. 2015년에 국내 출간된 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번역돼 나온 ‘엄마들’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하비상 ‘2021년 최고의 국제도서’ 부문에 선정됐다.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하비상은 지난해 김금숙 작가 ‘풀’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만화가의 품에 안겼다.
만화 ‘엄마들’ 책표지.
휴머니스트 제공
휴머니스트 제공
‘엄마들’에는 주인공 소연과 친구 3명이 펼치는 사랑과 불륜, 배신과 노동 이야기가 생생하다. 소연은 현재 60대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는 작가의 어머니 모습을 80%가량 투영한 캐릭터다. 엄마가 주인공인 만화를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 아들이 요청하자 어머니는 자신과 친구들 이야기를 노트에 적어 주었다고 했다.
만화 ‘엄마들’의 내용.
휴머니스트 제공
휴머니스트 제공
하지만 마 작가의 우선순위는 ‘재미’다. 그는 “제 정치적 성향은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의미 있어도 재미가 없으면 좋은 만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유의 소재 발굴 능력과 현실적 심리 묘사의 비결에 대해 그는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남혐·여혐 논란 등 사회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요즘처럼 작품 활동하기 어려운 때가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오징어 게임’이 성공한 요인은 국내 지상파 방송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여과 없는 표현의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