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유명 소설 잇단 출간…부커상 등 유명 문학상 작가들의 향연

영연방 유명 소설 잇단 출간…부커상 등 유명 문학상 작가들의 향연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1-08-29 16:48
수정 2021-08-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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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아이’, ‘스파숄트 어페어’
‘오스카와 루신다’ ‘폐허 속의 신’
‘낯선 자의 일기’ 등 영국,호주 소설
英문학상 인지도 높아져 英작가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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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   민음사 제공
영국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
민음사 제공
영국이나 호주 등 영연방 출신 유명 작가들의 국내 미발표작이 최근 잇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부커상 등 굵직한 문학상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일본 작가 위주였던 국내 외국 문학 시장에서 영국 현대소설의 입지도 강화되고 있다.

부커상과 서머싯몸상, 빌화이트헤드상을 휩쓴 영국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67)의 장편소설 ‘이방인의 아이’(2011)와 ‘스파숄트 어페어’(2017)가 민음사에서 최근 나왔다. 동성애 작가이기도 한 홀링허스트는 부커상 수상작인 ‘아름다움의 선’(2004) 등 영국 퀴어(성소수자) 문학을 대표하는 역작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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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아이’ 책표지.   민음사 제공
‘이방인의 아이’ 책표지.
민음사 제공
‘이방인의 아이’는 1차 세계대전을 앞둔 1913년 여름 주인공 조지 솔이 자신의 전원주택으로 매력 넘치는 친구 세실 밸런스를 초대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밸런스는 솔의 여동생을 비롯해 모든 남녀의 시선을 사로잡고, 솔의 삶은 밸런스를 집에 데려온 순간부터 송두리째 흔들린다. 작가는 성과 계급, 사랑과 환멸, 거짓, 선망, 증오 등 인간 내면의 불가해한 심리를 예리하게 펼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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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숕트 어페어’ 책표지.   민음사 제공
‘스파숕트 어페어’ 책표지.
민음사 제공
‘스파숄트 어페어’는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 최근까지의 긴 시간을 다룬다. 전쟁 와중에 옥스퍼드에 머물던 남자들이 청년 데이비드 스파숄트의 외모에 매료된다. 데이비드는 성공한 기업가가 돼 아들 조니를 얻지만, 동성애자인 조니는 아버지가 스캔들에 휘말려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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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작가 피터 케리.   문학동네(로라 윌슨) 제공
호주 작가 피터 케리.
문학동네(로라 윌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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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와 루신다’ 책표지.  문학동네 제공
‘오스카와 루신다’ 책표지.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는 부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호주의 거장 피터 케리(78)에게 첫 번째 부커상을 안겨 준 1988년 소설 ‘오스카와 루신다’(1·2권)를 최근 펴냈다. 19세기 중반 영국 죄수의 유배지이자 사회 부적응자들의 도피처였던 호주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런던에서 호주로 가는 배에서 우연히 만난 영국국교회 사제와 부잣집 상속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에 비견되기도 하는 케리는 부조리극, 블랙 유머, 사회 풍자 등을 결합해 풍부한 서사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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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케이트 앳킨슨. 문학사상 제공
영국 작가 케이트 앳킨슨.
문학사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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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속의 신’ 책표지.  문학사상 제공
‘폐허 속의 신’ 책표지.
문학사상 제공
코스타상을 받은 영국 작가 케이트 앳킨슨(70)의 2015년 작 ‘폐허 속의 신’은 문학사상에서 번역 출간됐다. 작가의 전작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2013)의 자매편에 해당하는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전작의 주인공 어설라 토드의 남동생 테디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후 영국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공군 조종사로 참전한 테디가 전후 딸 비올라를 낳고 안락한 삶을 유지하지만, 독일에 적대적이지 않은 비올라와의 세대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윤리나 도덕이 설 자리가 없는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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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엘리 그리피스. 나무옆의자 제공
영국 작가 엘리 그리피스.
나무옆의자 제공
이 밖에 영미권 양대 추리문학상인 대거상(영국)과 에드거상(미국)을 모두 수상한 엘리 그리피스(58·영국)의 소설 ‘낯선 자의 일기’(2018)도 나무옆의자에서 번역됐다. 지난해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인 이 고딕 스릴러 소설은 40대 중반 고교 교사 클레어가 동료의 살인 사건 이후 용의자로 지목받고 기이한 일들을 겪는 미스터리와 공포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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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자의 일기’ 책표지.  나무옆의자 제공
‘낯선 자의 일기’ 책표지.
나무옆의자 제공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한강 작가가 2016년 맨부커상(부커상의 2002~2018년 이름) 수상 등 국내 작가들의 해외 문학상 수상이 이어지고, 이런 상을 받은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진 결과 미발표작들이 최근 잇달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기욱 인제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영어권 문학은 영국뿐 아니라 호주, 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의 뛰어난 작가들이 영문학 감수성을 통해 상호 교류한 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지난 몇십년간 영국 문학이 예전만큼 주목은 못 받았지만 홀링허스트같이 독자들의 새로운 관심을 반영하는 작가들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 문학도 국제적으로 활발히 번역되는 만큼 우수한 영미권 소설 출간은 독자로서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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