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치매 아버지… 활자로 만나는 ‘미나리 라이벌’

노마드·치매 아버지… 활자로 만나는 ‘미나리 라이벌’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1-04-12 17:34
수정 2021-04-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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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후보 원작 잇단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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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매드랜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노매드랜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5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후보에 오른 영화의 원작이 잇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영화와 원작을 비교하며 서로의 재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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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들의 원작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사진)가 3년 동안 취재해 쓴 논픽션 ‘노마드랜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 ‘노매드랜드’는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엘리출판사 제공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들의 원작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사진)가 3년 동안 취재해 쓴 논픽션 ‘노마드랜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 ‘노매드랜드’는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엘리출판사 제공
●노마드랜드… 금융위기가 망친 삶

엘리 출판사는 최근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유력한 영화 ‘노매드랜드’ 원작 논픽션 ‘노마드랜드’를 출간했다. 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가 3년간 2만 4140㎞를 다니며 차를 집 삼아 거리를 유랑하는 ‘노마드’들을 밀착 취재했고, 2008년 금융위기가 이들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분석했다. 저자는 영화 주연인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처럼 상승하는 집세와 저임금에 시달리다 거리의 삶을 택한 노년 여성 린다 메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 냈다. 이들 노마드는 국유림의 캠프장 관리직부터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까지 거리를 유랑하며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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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많은 산업국가들이 독일을 따라 노령연금을 부분적인 형태로 채택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철저한 개인주의자들의 나라는, 꾸물거렸다”(112쪽)에서 보듯 영화보다 직설적으로 취약한 미국 사회안전망의 치부를 꼬집는다. 저자가 취재하는 도중 만난 인물 린다 메이, 밥 웰스, 스왱키 등은 실제 영화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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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홉킨스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 ‘더 파더’(사진)의 원작은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가 2012년에 쓴 희곡 ‘아버지’다. 판씨네마 제공
앤서니 홉킨스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 ‘더 파더’(사진)의 원작은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가 2012년에 쓴 희곡 ‘아버지’다.
판씨네마 제공
●아버지… “난 누구지” 불안한 심리

출판사 지만지드라마는 영화 ‘더 파더’의 원작 희곡 ‘아버지’를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가 2012년에 쓴 ‘아버지’는 2014년 브리가디에상과 몰리에르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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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 지만지드라마 제공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
지만지드라마 제공
연극 ‘아버지’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불안한 심리를 해부한 심리 탐사극이다. 주인공 앙드레가 “내가 누구지” 하고 묻기 전까지, 무엇이 진실이고 허상인지 모를 혼돈 속을 관객도 똑같이 헤매게 된다. 다만 배경이 영국 런던 대신 프랑스 파리라는 점이 차이다. 영화에선 앤서니 홉킨스가 치매를 앓는 아버지로 등장하지만, 연극에서는 영국의 케네스 크래넘, 미국의 프랭크 랜젤라 등이 주연을 맡았다. 2016년에는 한국에서 박근형 배우가 40년 만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열연했다. 당시 박근형 배우는 “재밌는 극본 때문에 단숨에 역할을 승낙했다”며 진실성이 묻어나는 역할과 동서양 구분 없이 모두가 공감할 주제를 작품의 매력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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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 문학평론가 겸 영화 칼럼니스트는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찾아봤을 때 영화에서 함축적으로 묘사돼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감정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며 “원작이 있다고 영화의 창의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닌 만큼 이를 얼마나 잘 구현해 냈느냐가 오스카 수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1-04-1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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