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타고난 게 아니라 만들어진 거야

빅리거, 타고난 게 아니라 만들어진 거야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21-04-01 17:14
수정 2021-04-02 01: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MVP 머신/벤 린드버그·트래비스 소칙 지음/김현성 옮김/두리반/576쪽/2만 3000원

영화 ‘머니볼’(2011)을 기억하는지. 경영학을 다룬 동명의 책이 바탕이 된 영화로, 잘생긴 배우 브래드 피트가 미 메이저리그 구단주 역을 맡아 관심을 끌었다. 당시 영화는 경기 기록을 토대로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내는 ‘머니볼’ 방식을 도입해 오합지졸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명문으로 키워 내는 과정을 그렸다.

10년 전이 ‘머니볼’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베터볼’의 시대다. 첨단 과학기술과 세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선수를 찾고 발전시킨다. ‘MVP 머신’은 메이저리그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수 육성 기법의 혁명적 변화상을 담은 책이다.

신체역학 피드백 장비인 K-베스트, 발의 힘과 균형을 측정하는 지면반력기, 레이저로 공의 궤적을 추적하는 트랙맨 레이더 등은 골프에서 시작된 장비들이다. 효용이 입증된 신기술들은 곧바로 야구로 넘어왔고, 이 기술을 통해 얻은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은 훈련 내용을 바꿔 나갔다. 야구 담당 기자인 저자들은 투구의 회전수나 배트의 스윙 속도 등 그동안 측정이 어려워 주목하지 않았던 다양한 데이터가 선수 육성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 준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우완 투수 트레버 바워가 꼽힌다. 선천적 체격 조건으로는 ‘에이스 그릇’이 못 돼 대학 시절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3순위에 머물렀다. 바워는 남들이 부상을 우려해 사용하지 않았던 웨이티드 볼이나 에저트로닉 카메라(슈퍼슬로모션 카메라) 등을 이용해 훈련하고, 세이버메트릭스(통계적, 수학적 야구 분석 기법)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훈련법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가 된 그는 이제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선수들의 희망이 됐다. 책은 이처럼 신기술로 성장을 이뤄 낸 선수들을 소개하고, 오늘 메이저리그의 혁신을 이야기한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2021-04-02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