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저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 어떻게 짓나요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저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 어떻게 짓나요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1-02-18 20:14
수정 2021-02-19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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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토지 구매부터 설계와 기초공사, 시공에 이르기까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알아야 할 게 더 나옵니다. ‘집 한번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는 게 괜한 말은 아닌가 봅니다.

서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가 쓴 ‘내 마음을 담은 집´(효형출판)은 직접 설계한 3채의 집으로 이 과정을 즐겁게 담아냅니다. 저자는 연필로 그린 도면을 들고 찾아온 건축주의 부탁을 뿌리칠 수 없어 설계를 시작합니다. 독특한 창을 지닌 아담한 ‘문추헌´이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네모 구멍이 숭숭 난 블록으로 지은 ‘담류헌’, 1층엔 주차장을 두고 2층은 천장을 둥그렇게 뚫어 버린 ‘건원재’를 짓는 과정도 재밌습니다.

서울시의 조 단위 프로젝트 총괄 계획자이기도 한 그는 작은 집을 제대로 짓기 위해 현장 소장을 자처합니다. 건축주의 의뢰에 맞춘 설계, 고칠 수밖에 없었던 도면, 시공 과정의 어려움까지 집을 짓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될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어지간한 작가 뺨치는 문장으로 풀어낸 건축주와 시공 근로자들의 사연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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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신동훈의 ‘집의 사연´(따비)은 공부하듯 읽는 책입니다. 저자는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대목마다, 혹은 당연한 대목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게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집을 설계하는 일은 곧 물음의 과정이라 주장합니다.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집니다. 창은 왜 거기에 그런 크기로 나야 하는지, 방에서 사람은 무엇을 할 것이며, 방의 배열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활동할 마당을 만들지 구경할 마당을 만들지 등등. 마리오 보타, 루이스 칸, 안도 다다오, 안토니오 가우디, 피터 아이젠먼 같은 유명 건축가의 작품으로 그 질문에 답합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미국의 시그램, 존 F 케네디 공항의 터미널, 홍콩의 HSBC 건물과 같은 유명 건축물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재밌을 듯합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마 짓고 싶은 집의 모습도 뚜렷해질 겁니다.

gjkim@seoul.co.kr

2021-02-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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