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식물에 우유를 주라니. 식물이라면 죽이는 재주밖에 없는 이로선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그러나 우유는 식물을 괴롭히는 진딧물을 잡을 때 효과가 좋다. 우유가 진딧물의 숨구멍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우유 대신 희석한 물엿도 쓴다. 특히 마요네즈는 응애, 흰가루병, 노균병에 탁월하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은 마요네즈를 ‘친환경 농약’으로 소개한다. 책은 재밌는 문답으로 식물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한다. 이론이 아닌 사소한 정보, 특히 저자의 궁금증과 경험에서 나온 다채로운 식물 이야기가 가득하다. 잘 안다고 생각한 식물이라도 모르는 구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식물화가인 저자가 그린 다양한 세밀화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1-01-0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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