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독서는 지혜 찾아 가는 길…길고 험하지만 함께 가요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독서는 지혜 찾아 가는 길…길고 험하지만 함께 가요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9-12-26 17:26
수정 2019-12-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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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갑자기 묻습니다. “아빠, 책은 왜 읽는 거야?”

간단한 질문이지만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갑자기 똑똑해지는 것도 아니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골똘히 앉아 생각해 봅니다.

저는 책을 읽는 행위가 지혜의 지도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지혜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자, 세상을 유익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혹은 자신만의 삶의 방식 그 자체일 수도 있습니다. 살아온 길이 다르니 지도 크기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필요한 지도 종류 역시 제각각일 겁니다.

책은 길입니다. 책을 읽으면 새로운 길이 생겨나고 지도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물론, 길은 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음악, 누군가에게는 미술일 수도 있겠지요. 누군가와의 특별한 만남도 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책은 가장 만나기 쉽고, 오랫동안 걸어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때론 길을 잘못 들고, 운 좋게 지름길을 찾기도 합니다.

“책이 밥 먹여 주느냐”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도에 길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로도 의미 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아들에게도 “그러니 꾸준히 책을 읽어”라고 말해 줄 겁니다. 그리고 이 말도 해 주고 싶습니다. “지혜의 지도는 어느 날엔가 우릴 인생의 정답 앞에 데려다줄 것”이라고.

한 해의 끝자락에서 뒤를 돌아봅니다. 매주 많은 책이 왔고, 책들 가운데 고르고 골라 읽었습니다. 길이 생겨났고, 제 지혜의 지도도 조금은 커졌습니다. 올 한 해도 ‘책 골라 주는 남자’여서 행복했습니다. 좋은 책을 내준 출판사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년에도 좋은 책을 내주실 분들과 비틀스의 ‘길고도 험한 길’(The long and winding road)을 함께 듣고 싶습니다.

“길고 험한 길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전에도 본 적이 있는 길은 언제나 여기로, 당신의 문앞으로 나를 인도할 겁니다.”

gjkim@seoul.co.kr
2019-12-27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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