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웃백에서 연구원 보조로 일하던 사이 몽고메리는 어느 날 3마리 야생 에뮤와 마주한다. 그는 다음날부터 매일 똑같은 복장으로 에뮤를 안심시킨다. 3마리 에뮤에 ‘나자빠진 다리´, ‘검은 머리’, ‘민숭민숭한 목’이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말이 통하지 않는 에뮤였지만,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졌다. 6개월 정도 지나자 바로 옆에서 밤을 함께 지새울 정도가 됐다.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은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에 비견되는 사이 몽고메리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동물 에세이집이다. 오랜 시간 동물의 삶과 감정을 연구한 저자는 반려견, 에뮤, 돼지, 타란툴라, 북방족제비, 문어 등과 인연을 통해 다양한 동물과의 만남으로 깨우친 인생의 진리를 담담하게 썼다. 그가 만난 동물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완벽하게 살아가고 있었고, 그런 동물과 지내며 저자 역시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그 핵심은 바로 동물과의 ‘교감’이다. 사이 몽고메리의 서정적인 이야기에 레베카 그린이 동화책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삽화로 따뜻함을 더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09-06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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