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전쟁사를 되짚다… 한국 정치 미래를 점치다

고대 전쟁사를 되짚다… 한국 정치 미래를 점치다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19-08-01 23:16
수정 2019-08-02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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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정치와 투키디데스/로버트 D 카플란 지음/이재규 옮김/김앤김북스/256쪽/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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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자 하는 사람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라.”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의 말이다. 새 책 ‘21세기 국제정치와 투키디데스’의 지향점이 바로 이와 같다. 국제정치의 미래를 알기 위해 고대를 현대로 소환하고 있다. 책에 담긴 내용은 대부분 옛 전쟁사 혹은 군사전략가의 철학들이다. 세계가 ‘현대’ 또는 ‘탈현대’가 아닌 ‘고대’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갖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들이 이해했던 그 세계에서 반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되짚어 보면 고대 그리스 세계의 몰락을 불러온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신흥 강국 아테네의 불만, 기존 강국 스파르타의 공포가 불신에 휩싸여 상호 보복의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발발했다. 슈퍼파워 미국과 신흥강국 중국이 곳곳에서 부딪치는 요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러시아와 일본이 그 틈을 비집고 나오고, 북한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어디서든 인계철선 하나 잘못 건드렸다간 그대로 폭발이다.

1999년 미국의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 오폭 사건, 2001년 하이난섬 공군기 충돌 사건 때는 미중 양국이 대화로 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지키는 지금 이런 일이 빚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지난 500년 동안 이러한 ‘세력전이’는 16번 일어났고 그 가운데 12번 전쟁이 벌어졌다”고 했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 세계는 규범이 아닌 힘이, 선의보다는 적대감이 지배하는 세계다. 집단안보와 자유로운 시장 접근은 사라지고 지정학적 충돌과 보호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무려 17년 전에 탈고된 책이 지금 한국어판으로 간행된 건 이처럼 우리 주변 상황이 당시 시대 상황에 더 가까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터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세계 정치는 현실주의적 윤리에 기초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리책’에 나오는 절대선, 절대악은 세계 정치 무대에 없다. 지도자라면 선한 결과를 얻기 위해 ‘차악’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시사전문지 애틀랜틱의 특파원으로 25년 이상 전 세계의 화약고를 취재해 온 저자가 내린 결론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9-08-02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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