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에 소실된 왕들의 초상화는 어떻게 되살아났을까

전란에 소실된 왕들의 초상화는 어떻게 되살아났을까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9-03-20 22:22
수정 2019-03-2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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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연구원 ‘어진, 왕의 초상화’ 발간…1호 미술사학자 조선미 교수 연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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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2년 ‘원종어진’과 1935년 ‘원종어진’을 디지털 합성한 형상(왼쪽).디지털 합성으로 완성한 ‘원종어진’ 모사도(오른쪽).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1872년 ‘원종어진’과 1935년 ‘원종어진’을 디지털 합성한 형상(왼쪽).디지털 합성으로 완성한 ‘원종어진’ 모사도(오른쪽).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조선 16대 왕인 인조의 생부 ‘원종’을 그린 국립고궁박물관의 ‘원종어진’은 한눈에 보기에도 깔끔하다. 보존을 잘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사실 이 그림은 1872년 작품과 1935년 작품을 디지털로 합성해 완성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조선시대에 그린 왕의 초상화 ‘어진’의 복원 과정을 담은 ‘어진, 왕의 초상화’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책은 2012~2017년 어진 보존처리 과정에 참여한 ‘국내 1호 미술사학자’ 조선미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어진 연구 집대성이다.

한국전쟁 때까지만 해도 함경도 영흥 준원전과 전라도 전주 경기전의 태조어진을 비롯해 창덕궁 신선원전에 12명의 임금 어진 48점이 봉안됐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피해 부산에 옮겨졌다가 1954년 화재로 거의 다 타버려 겨우 몇 점만 남았다. 정부는 2012~2017년 홍룡포본 태조어진을 시작으로 원종, 숙종, 순조, 익종, 철종, 고종, 순종어진을 보존처리했다. 태조와 원종, 순종 어진 등 원형 모사가 가능한 어진은 새롭게 모사작업을 병행했다.

작업 모든 과정에 참여한 조 명예교수는 남은 어진은 물론 복원 후 모습과 모사를 위한 디지털 합성 과정, 얼굴·손·귀 등 각 부분 복원에 참고될 관련 비교 이미지 등을 책에 수록하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조 명예교수는 “어진 제작은 당대 최고의 화사가 모여 만든 협업의 산물이자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품으로 한국학 및 미술학적 의미가 크다”면서 “책을 통해 새롭게 복원된 어진이 (관련) 연구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03-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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