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문학동네 편집위원 2차 토론하자”

“창비- 문학동네 편집위원 2차 토론하자”

박록삼 기자
입력 2015-06-25 23:58
수정 2015-06-26 00: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남일 실천문학 대표

“창비, 문학동네의 편집위원 등 진짜 선수들이 참가하는 2차 토론회를 가져야 합니다. 실천문학도 문단의 책임 있는 한 주체로서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이미지 확대
김남일 실천문학 대표
김남일 실천문학 대표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찻집에서 만난 김남일(58) 실천문학 대표는 표절 사태 및 문학권력 비판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지금까지 구체적인 입장 발표를 꺼리고 있는 창비와 문학동네의 편집위원들이 책임감 있게 나서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것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작가와 평론가들이 어떻게 창비, 문학동네 등 문학출판의 권력에 복속하게 됐는지를 밝히면서 결국 문학이 독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두 출판사의 겸허한 자성과 혁신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실천문학 대표를 맡게 된 뒤 수없이 많은 시인, 소설가들을 만나 책을 내보자고 얘기했지만 모두들 다른 출판사와 이미 앞으로 나올 몇 권까지 계약했다는 대답만 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혹은 창비가 이미 작가들을 입도선매하듯 ‘선인세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런 입도선매는 좀 괜찮다 싶은 신인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학동네는 출발 때부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문학에 투자했다”면서 “처음으로 선인세 계약제를 문학계에 도입해 가난한 작가들에게 미리 몇백만원씩 줘 글을 쓰면서도 먹고살 수 있게 해 줬고, 새로 발굴한 신인작가들에게 중견 평론가의 인터뷰, 혹은 격려의 비평을 붙여 권위를 부여해 줬으니 처음에는 다들 환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다. 출판의 상업성은 더욱 공고해졌고, 체제 안으로 들어온 비평가들은 자기 목소리를 죽였다.

김 대표는 “문학동네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의 방식으로 너무 잘했다는 게 문제였고, 사실 더욱 아쉬운 것은 창비”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문학계에 신자유주의 바람이 거셀 때 창비는 대항담론을 개발하고 창비의 성격에 맞는 작가를 발굴하는 노력을 사실상 포기하고 말았다”면서 “오히려 문학동네에서 검증된 ‘안전한 작가’의 책을 내며 문학의 상업적 공생 구조에 편입되고 말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검증된 작가의 환금성이 있는 문학만이 아니라 장엄한 서사, 투박하더라도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서사가 필요합니다. 다양하고 유연한 주변부의 목소리도 담아낼 수 있을 때 상업주의 물결 속에 초토화된 문학의 건강한 생태계는 비로소 다시 복원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2015-06-26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