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 책] 고양이 데레의 집에 온 반갑지 않은 새 식구

[이주일의 어린이 책] 고양이 데레의 집에 온 반갑지 않은 새 식구

김승훈 기자
입력 2015-06-12 23:52
수정 2015-06-1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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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하일권 글·그림/소담주니어/56쪽/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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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는 노란색 줄무늬 고양이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엄마 아빠는 아침에 집을 나가 밤에 돌아왔다. ‘오늘도 열심히 집을 지켜서 칭찬받아야지! 상으로 뭘 가져오실까? 소시지? 우유? 참치 통조림?’ 혼자 남은 데레는 이런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바쁘게 지냈다. 밥도 먹고 뒹굴뒹굴 운동도 하고, 집안 구석구석의 벌레도 잡아 엄마 아빠가 잘 볼 수 있는 식탁 위에 올려놨다.

오늘도 상으로 무얼 가져올지를 생각하며 엄마 아빠를 기다렸다. 철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드디어 엄마 아빠가 왔다. 데레는 너무 좋아 한참 동안 엄마 다리에 머리를 비볐다. 그런데 이게 뭐지? 엄마 품에 처음 보는 고양이가 안겨 있었다. 다른 고양이를 본 데레는 너무 놀라 털이 삐죽삐죽 섰다. 그 고양이 이름은 천사라 했다. 천사는 데레보다 다리도 길고 날씬하고 허리도 멋들어지게 위로 휘어 있었다. 데레는 부러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천사는 폴짝 뛰어올라 아빠 무릎에 앉았다. “안 돼! 거기는 내 자리야!” 데레는 천사의 꼬리를 꽉 물었다. “데레! 사이좋게 지내야지!” 엄마는 데레를 혼냈다.

다음날 아침 엄마와 아빠는 또 일하러 나갔다. 엄마는 천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지만 데레는 들은 척만 했다. ‘흥! 내가 왜 얘랑 잘 지내야 하지? 여긴 엄마랑 아빠랑 내 집이라고!’ 데레는 천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천사의 밥을 다 빼앗아 먹고, 자고 있는 천사를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데레와 천사는 사이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인기 웹툰 ‘목욕의 신’ ‘삼봉이발소’ 등의 작가가 처음으로 쓰고 그린 그림책이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지내던 고양이 데레 앞에 갑자기 고양이 천사가 새 식구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그려 냈다. 홀로 부모의 사랑을 오롯이 누리던 아이가 동생이 태어나며 사랑을 빼앗겼다고 여길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고양이에 빗대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6-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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