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 책] 더러워져도 괜찮아요 신나게 웃을 수 있다면

[이주일의 어린이 책] 더러워져도 괜찮아요 신나게 웃을 수 있다면

김승훈 기자
입력 2015-05-16 00:02
수정 2015-05-1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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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쟁이 빅터 아저씨/박민희 지음·그림/책속물고기/44쪽/1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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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쟁이 빅터 아저씨는 매일 하얀 옷만 입었다.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고, 뭐든지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화가 났다. 특히 하얀 옷에 뭐가 묻기라도 하면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먼지 하나 때문에 화내고 인상을 쓰는 성격 탓에 친구가 한 명도 없지만 아저씨는 상관없었다. 오히려 혼자가 편하고 좋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세탁소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평소랑 다르게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사람들이랑 부딪히면 깨끗한 옷에 더러운 게 묻을 수도 있어.’ 아저씨는 사방을 둘러보며 조심조심 걸었다. 그때 누군가 큰소리로 불렀다. “거기 하얀 옷 입은 아저씨!” 빅터 아저씨가 돌아봤을 때 커다란 토마토가 날아왔다. 너무 놀라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사이 토마토를 던진 남자는 줄행랑치고 있었다. 아저씨는 남자를 쫓아갔다. 남자를 쫓던 아저씨는 더욱 놀랐다. 사람들이 모두 토마토를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토마토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아저씨는 오늘이 ‘토마토 축제 날’인 것을 깜빡 잊었던 것이다. 아저씨도 새빨갛게 토마토 범벅이 됐다. 화가 나 토마토를 하나 집어 던졌다. 누군가 제대로 맞았다. 아저씨는 던지고 또 던졌다. 토마토에 맞은 사람들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났다. 아저씨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았다.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 아저씨는 이튿날 머드 축제에 놀러갔다. “내일은 또 뭐하고 놀지?”

깔끔쟁이였던 빅터 아저씨의 놀라운 변화를 통해 지나친 집착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알려준다. 빅터 아저씨는 지저분한 것을 참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작가는 “집착은 날씨가 좋은데도 사람들 신경 쓰느라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며 “집착을 버리면 새로운 세상이 다가온다”고 말했다. 4~7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5-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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