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창선 시조시인·양현승 교수 합작
고산 윤선도가 남긴 한시 전수에 대한 해설서가 최초로 나왔다. ‘고산 윤선도 한시의 역주와 해설 1’(월인)이다. 201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용창선 시조시인과 양현승 국민대 국문과 교수의 합작품이다. 둘은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해설을 단 건 있어도 고산의 모든 한시에 대해 해설을 쓴 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번역·주석·해설을 통해 독자들의 감상을 도왔다. 해설엔 작가 연보를 통해 작가가 처한 창작 당시의 시대 상황과 현실, 가족 관계, 교우 관계, 조정의 정국 현황 등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주석은 원문에 나오는 지명(地名)·인명(人名)·전고(典故)를 중심으로 출전을 밝히고, 난해한 어구는 본문의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의미를 풀었다.
용 시인은 2004년 윤선도 한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윤선도의 한시와 보길도 시원연구’라는 책도 냈다. 그는 “대학원 다닐 때 풍자문학 논문을 쓰기 위해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관련 논문을 봤는데 보길도에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이 썼다”며 “이론과 현실이 맞지 않는 걸 보고 윤선도 관련 연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시인의 고향은 어부사시사의 무대인 전남 완도다.
한시 전수 해설은 1년 전 대학 선배인 양 교수와 시작했다. 양 교수는 “고산의 한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조선시대에도 요즘처럼 당동벌이(黨同伐異)의 당파 싸움이 심각했다. 하지만 정의를 왜곡시키는 의롭지 못한 일에는 호되게 질책했고 자신이 연루된 일에는 과감하게 물러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었다. 오늘날 정치인들이나 우리들이 꼭 배워야 할 자세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5-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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