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명품 공연에 쏟아진 기립박수…파리 홀린 국립발레단

“아름답다” 명품 공연에 쏟아진 기립박수…파리 홀린 국립발레단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7-29 08:52
수정 2024-07-3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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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국립발레단 스페셜 갈라’ 공연에서 안수연(오른쪽)과 허서명이 ‘백조의 호수’ 중 흑조 그랑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발레단 제공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국립발레단 스페셜 갈라’ 공연에서 안수연(오른쪽)과 허서명이 ‘백조의 호수’ 중 흑조 그랑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이 명품 발레 공연으로 발레의 고장 파리를 홀렸다. 좁은 무대에서 열린 갈라 공연이었지만 기립박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한국 예술의 위상을 드높였다.

국립발레단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2024 국립발레단 스페셜 갈라’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2024 파리올림픽을 기념하는 의미를 더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추진하는 ‘2024 코리아시즌’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됐다.

공연 직전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수많은 이가 공연장을 찾았다. 860석 규모의 객석은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찾아오며 한국 문화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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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 류재민 기자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 류재민 기자
본 공연에 앞서 축사를 맡은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은 “발레의 중심지에서 드높아진 한국 예술의 위상을 보여주게 돼서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이 문화를 사랑하고 관심 가져주셔서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첫 무대는 지난 3월 ‘백조의 호수’에서 새롭게 백조로 데뷔한 안수연이 올랐다. 안수연은 허서명과 함께 ‘백조의 호수’ 중 흑조 그랑 파드되를 추며 매혹적인 흑조의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했다.

다음 순서로 정은지와 이재우가 ‘호이 랑’ 파드되를 선보였고 그 뒤를 민소정과 엄진솔이 ‘파리의 불꽃’ 그랑 파드되로 이어갔다. 프랑스 맞춤형 공연답게 배경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을 대비시켰고 무용수들이 흰옷을 입고 나타나 프랑스 국기를 무대 위에 펼쳐내며 현지 공연의 의미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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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공연의 의미를 살린 ‘파리의 불꽃’ 공연. 파란색과 빨간색 배경에 무용수들의 흰옷을 입어 프랑스 국기를 나타냈다. 국립발레단 제공
파리 공연의 의미를 살린 ‘파리의 불꽃’ 공연. 파란색과 빨간색 배경에 무용수들의 흰옷을 입어 프랑스 국기를 나타냈다. 국립발레단 제공
이어 수석무용수 박슬기의 안무작으로 지난해 도쿄시티발레단 55주년 공연에 초청된 ‘Quartet of the Soul’을 심현희, 황유빈, 변성완, 곽동현이 선보였다. 네 명의 무용수가 각각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이 되어 탱고 음악이 가진 고독함, 관능미, 서정성과 경쾌함을 표현했다.

클래식 발레와 컨템포러리 발레의 매력을 모두 선보인 국립발레단은 이번에는 한국의 전통미를 발레로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이영철 안무작 ‘계절 ; 봄’은 김별, 이유홍, 류제원의 춤에 특별히 이화영의 가야금 라이브 연주가 더해지며 앞선 작품들과는 다른 매력을 뽐냈다. 전통 소리와 전통 무용 느낌의 발레가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은 신비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조연재, 하지석, 양준영이 송정빈의 재안무작 ‘해적’의 파 드 트루아를 선보였다. 3명의 무용수가 32회전 푸에테를 비롯해 발레에서 만날 수 있는 화려한 기교를 집대성해 선보이는 장면으로 이번 공연 중에서도 그 화려함이 가장 돋보였다. 올해 발레단 주요 작품마다 주연을 꿰차며 명실상부한 간판 무용수가 된 조연재는 감탄이 나올 정도의 회전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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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라이브 연주로 전통의 매력을 뽐낸 ‘계절 ; 봄’. 국립발레단 제공
가야금 라이브 연주로 전통의 매력을 뽐낸 ‘계절 ; 봄’. 국립발레단 제공
‘탱고’에서는 곽화경과 박종석이 발레화된 탱고 댄스로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마지막 작품인 ‘활’은 강효형, 이은서, 박서형, 정은지, 황유빈, 김민정, 양희재까지 가장 많은 무용수가 무대에 올라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강렬한 타악 리듬에 맞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작품인 ‘활’은 외국인 관객들에게 이국적인 매력을 뽐내면서 한국 발레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공연이 끝나자 대다수 관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황홀한 시간을 선사한 무용수들에게 화답했다. 평소 국립발레단이 서는 무대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었지만 그만큼 관객들이 뿜어낸 열기는 더 뜨거웠다. 한 프랑스 관객은 연신 “아름답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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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파리 류재민 기자
국립발레단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파리 류재민 기자
자신의 안무작인 ‘호이 랑’과 ‘활’을 무대에 올린 강효형은 “파리에 와서 국립발레단만의 레퍼토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 오늘 양궁 경기가 있었는데 활을 선보일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수진 단장은 “발레의 나라에서 국립발레단 공연을 선보이고 또 기립박수까지 받으니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국립발레단은 현지시간 2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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