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향이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인 ‘합창’ 공연. 서울시향 제공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다 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와 같은 국경을 초월한 인류애가 담긴 이 곡은 ‘합창 교향곡’으로도 불린다. 독일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서 가사를 빌려왔고 교향곡에 최초로 인성(人聲)을 도입해 음악적 이상을 구현해 음악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은 특이하게도 평소에 연주를 잘 들을 수 없다. 주로 연말에 송년 공연으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서울시향이 정명훈 전 예술감독 시절 12월에 합창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끈 이후 앞다퉈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연말 단골 공연으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 예술감독. KBS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은 21~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합창 교향곡을 선보인다. 내년 1월부터 음악감독 임기가 시작되는 야프 판즈베던이 지휘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성악가 소프라노 서선영,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김우경, 베이스바리톤 박주성과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야프 판즈베던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이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2024 서울시향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20 뉴시스
진짜 연말인 31일에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가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합창을 들려준다.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강요셉, 바리톤 강형규, 국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선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의 백미는 4악장이다. 4악장에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독창자 1명씩과 혼성 합창이 출연하는데 이는 교향곡에 처음으로 성악이 가미된 사례다. 저음 현에서 희미하게 등장하는 환희의 주제가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로 확산되고 솔리스트들의 사중창과 합창단의 소리가 더해지며 곡이 절정에 달해 관객들의 가슴에 웅장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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