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톱스타 저우룬파(주윤발·67)는 5일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한국 영화를 높이 평가했다.
저우룬파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 중이다. 그는 전날 영화제 개막식에서 호스트인 배우 송강호로부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그는 홍콩 영화의 황금기가 지나가고 한국 영화가 떠오른 데 대해서도 “한 지역이 정체돼 있을 때 다른 지역이 일어나 더 멀리까지 나아가는 건 좋은 일”이라며 “한국 영화의 부상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저우룬파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89년 출시된 탄산음료 ‘밀키스’ 광고에 출연했던 그는 한국 TV 광고에 처음으로 출연한 외국 연예인이기도 하다.
2018년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미담의 주인공이 됐던 그는 “어차피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안 가져와 세상을 떠날 때 아무것도 안 가져가도 상관없다”며 “하루에 밥 두 그릇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저우룬파는 ‘지난 7월 와병설이 돌았는데 건강 상태는 좋은가’라는 질문엔 “아프다는 게 아니라 죽었다는 가짜뉴스가 돌더라”며 웃었다. 이어 “(가짜뉴스는)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일이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가짜뉴스를 불식하기라도 하듯 하프마라톤을 뛸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내일 오전에도 부산에서 10㎞를 뛰어보려고 한다. 뛰다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죽는다면 가짜뉴스도 안 나오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스스로 대표작으로 생각하는 작품 3개를 꼽아달라는 요청엔 ‘영웅본색’(1986), ‘첩혈쌍웅’(1989), ‘와호장룡’(2000)을 제시했다.
저우룬파는 이날 많이 웃었고, 잦은 농담으로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즉석에서 기자들이 배경에 나오도록 셀카를 찍고 무선 파일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으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저우룬파는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고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으로, 액션뿐 아니라 멜로, 코미디, 사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를 펼쳤다. 그의 출연작은 1976년 데뷔 이후 100여편에 달한다. 신의와 덕망의 이미지를 가진 그는 ‘큰형’이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이번 영화제에선 그의 연기를 조명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 ‘주윤발의 영웅본색’도 마련됐다. 홍콩 누아르의 원조로 꼽히는 대표작 ‘영웅본색’과 ‘와호장룡’, 신작 ‘원 모어 찬스’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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