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아들 김오안, 동료 부요 감독 함께물방울에 천착한 金화백 삶 그려
“아버지와 시간 보내고 싶어 시작
제작 5년간 물방울 매력 알게 돼
독창적인 특별함 보는 기회 되길”
다큐멘터리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에서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생전 모습과 그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다. 그의 둘째 아들인 김오안 감독과 동료 브리지트 부요 감독이 공동 제작했다.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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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안(왼쪽) 감독과 브리지트 부요(오른쪽) 감독.
1969년부터 프랑스에서 유학 시절을 보낸 김 화백은 현지에서 마르틴 질롱(김마르틴) 여사와 만나 아들 둘을 뒀다. 둘째 아들인 김 감독은 프랑스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하지만 모국어는 불어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는 다른 집 아빠들과 달랐다. 토론과 대화가 중요한 프랑스에서 대화 대신 침묵하는 아버지를 이해하는 건 어려웠다”고 돌이켰다.
다큐멘터리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에서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생전 모습과 그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다. 그의 둘째 아들인 김오안 감독과 동료 브리지트 부요 감독이 공동 제작했다.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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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화백이 물방울을 일생의 테마로 삼은 건 우연이었다. 어느 날 파리 작업실에서 대야에 물을 받다가 옆에 있던 캔버스에 물방울이 튀었는데, 거기 햇빛이 비친 영롱한 모습에 빠져들었다. 부요 감독은 “김 화백의 작품에는 영적, 조형적, 치유의 힘이 모두 들어 있다”며 “그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화백은 생전 달마대사의 일화를 입에 달고 살았다. 잠을 참으려 스스로 속눈썹을 뽑고 눈꺼풀을 잘라 가며 9년간 면벽 수행을 했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아버지는 화가로서 스스로를 달마와 동일시했던 것 같다. 달마가 수행하듯 아버지도 작업을 통해 괴로웠던 본인의 경험을 비워 낸 것”이라며 “그의 물방울이 유명한 건 아주 단순한 동시에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아버지의 침묵이 지혜의 한 형태란 걸 안다”며 “물방울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질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작품의 가치”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에서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생전 모습과 그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다. 그의 둘째 아들인 김오안 감독과 동료 브리지트 부요 감독이 공동 제작했다.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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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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