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지는 밤
무주산골영화제 위한 옴니버스유령을 공통분모로 한 두 이야기
지방 소멸 막아야 하는 이유도
무주를 떠난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그린 영화 ‘달이 지는 밤’. 1부는 엄마와 딸 사이의 현실적인 갈등을 그린다.
디오시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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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를 떠난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그린 영화 ‘달이 지는 밤’. 2부는 취업과 로맨스를 중심으로 애도와 생활이 결합된 형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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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산골영화제는 김종관과 장건재, 독립 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두 감독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달이 지는 밤’의 두 가지 틀도 협의됐다. 하나는 공간적 배경을 전북 무주군으로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주제를 공유한 옴니버스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상영 시간 30분이 조금 넘고 느슨한 연결 고리가 있는, 단편 영화 두 편의 모음이 됐다. 겨울 무주를 다룬 1부는 김종관, 여름 무주를 다룬 2부는 장건재가 만들었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유령이다. 공포 영화를 염두에 둔 설정은 아니다.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를 한다는 뜻은 삶과 죽음, 그리고 양자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탐색한다는 말이다.
1부는 애도와 무속이 결합된 형식을 취한다. 대사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종관은 설명하기보다 보여 주려 애쓴다. 친절한 방식은 아니다. 딸 영선(안소희)이 죽은 이유를 알 수 없고, 엄마 해숙(김금순)이 어째서 산을 헤매는지도 불투명하다. 방울 소리 등이 암시하는 바도 관객이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2부는 애도와 생활이 결합된 형식을 취한다. 취업과 로맨스가 부각되는 까닭이다. 초반에는 공무원 시험에 붙어 무주에서 일하는 민재(강진아)와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 힘들어하는 경윤(한해인)의 대화 장면이 나온다. 그러다 경윤이 종적을 감추고, 민재와 태규(곽민규)의 연애가 이어진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2022-09-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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