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친자·MCU… 보고 또 보는 팬덤, 흥행은 ‘덤’

탑친자·MCU… 보고 또 보는 팬덤, 흥행은 ‘덤’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22-07-12 20:32
수정 2022-07-1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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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기 거드는 ‘n차 관람’

CGV “탑건 1주간 4.1% 재관람”
중장년층 팬심, 10~20대로 확산

‘헤어질 결심’ 13번 본 관객 화제
‘범죄도시2’ 손석구, 女팬심 저격

봤다, 또 봤다…다시 봤다, 자꾸 봤다
봤다, 또 봤다…다시 봤다, 자꾸 봤다 본격적인 극장가의 여름 성수기가 시작된 가운데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토르: 러브 앤 썬더’가 대대적으로 상영되고 있다. 엔데믹과 맞물려 팬덤을 가진 작품의 경우 관객들이 ‘n차 관람’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영화계에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n차 관람‘(복수 관람)이 흥행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영화를 통해 형성된 팬덤은 다양한 형태로 영화를 여러 번 관람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적극적인 입소문을 내며 흥행을 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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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매버릭’
‘탑건: 매버릭’
누적 관객수 500만명 돌파를 앞둔 ‘탑건: 매버릭’이 흥행 뒷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팬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CGV 데이터전략팀이 집계한 올해 주요 영화의 개봉 후 1주간 n차 관람 비중을 보면 ‘탑건: 매버릭’이 4.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헤어질 결심‘(3.3%), 3위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3.1%), 4위는 ‘범죄도시2’(2.6%)였다.

‘탑건: 매버릭’은 ‘탑친자’(탑건에 미친 자), ‘탑글’(‘탑건’과 정글’의 합성어로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뜻)이라고 불리는 팬덤을 형성했다. 이들은 2D는 기본, 아이맥스나 4DX, 스크린X 등 다양한 특별관을 돌며 n차 관람에 나섰고 개봉 4주차에도 예매율 1위로 역주행하는 현상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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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헤어질 결심’
36년 만의 속편인 만큼 ‘탑건’은 중장년층 중심의 팬덤이 먼저 형성된 뒤 10~20대로까지 확대된 것도 특이할 만한 점이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고공 액션은 물론 신구 세대의 화해와 교감을 다루고 있는 만큼 다양한 세대의 팬덤이 형성됐다”며 “이들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명대사 및 명장면을 패러디한 사진이나 영상을 만드는 등 입소문 효과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시네필(영화 애호가)을 중심으로 n차 관람 열기가 뜨겁다. 이 영화는 ‘마녀2’(1.8%), ‘브로커’(2.4%), ‘해적:도깨비 깃발’(2.4%)보다 복수 관람 비중이 높다. 영화의 숨겨진 장치와 대사를 곱씹기 위해 관객들이 수차례 극장을 찾기 때문. 지난 9일 무대인사에 나선 탕웨이가 이 영화를 무려 13번이나 본 관객과 포옹하는 장면은 큰 화제를 모았다. 개봉관 수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주말 좌석 판매율은 37.6%로 최신 화제작 ‘토르: 러브 앤 썬더‘(24%)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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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CJ ENM 관계자는 “퍼즐을 맞추듯 영화의 숨은 의미를 이해하고자 n차 관람에 나선 관객들이 많았다”며 “입소문 덕에 꾸준히 관객이 들고 있어 장기 흥행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첫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2’의 경우도 마동석과 손석구 등에 대한 팬덤이 흥행의 기폭제가 됐다. 마동석은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 ‘마동석이 곧 장르’라고 불릴 정도로 남성 관객을 중심으로 굳건한 팬덤을 자랑한다. 악역 강해상 역을 맡은 손석구의 경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여심을 저격하며 n차 관람을 불렀다. 이들은 개봉 5주차까지 무대 인사를 돌며 팬덤과 적극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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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범죄도시2’
영화계에서는 팬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최근 n차 관람은 40대가 주도하고 있다”며 “검증된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팬덤 기반 n차 관람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7-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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