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창대군의 망건. 조선 시대 19세기 왕실 망건을 실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조선 전기 망건의 형태다. 머리까지 전체를 감싸는 형태인데, 이를 범이 쭈그리고 앉은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해 ‘호좌건(虎坐巾)’이라고도 이름붙였다. 색이 다른 말총으로 섬세한 기하 무늬를 넣어 짰고, 망건의 아래 단에는 매화형 옥관자가 달려 있다.
경기도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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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에 맞는 의복을 차려입고 마음가짐과 자세를 바로 갖추려 한 조선 남성들의 꾸밈에 대한 철학, 미의식을 장신구로 짚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24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비쥬얼’전이다. 기존 관련 전시가 대부분 여성 장신구를 주제로 다뤄온 것과 대조적으로 남성 장신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호박 속에 개미가 있는 단추. 호박은 송진이 고압력을 받아 굳어진 화석으로 안에 벌, 개미, 솔가지가 들어 있는 호박은 더욱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경기도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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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는 조선만의 풍습으로 남아 있는 구슬갓끈과 선조(1567~1608) 대 이후 사라진 남자 귀걸이를 비롯해 안경, 단추 등 멋과 실용을 겸비한 장신구가 지닌 예술성을 조명한다. 4부에서는 보존 처리를 마치고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김시묵 초상화’, ‘허전 초상화’ 등 초상화 속 인물을 통해 관리의 옷인 관복과 학자의 옷인 심의를 살펴볼 수 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 관장은 “조선의 실학자들은 사신으로 청과 일본 등을 왕래하며 옷고름 대신 서양의 단추를 달아 편안한 복식을 제안하는 등 외국 문물로 유행을 선도했다”며 “조선 시대 남성들이 자신의 신분과 기호에 따라 뽐냈던 다양한 장신구를 통해 우리 민족의 풍류와 멋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갓과 구슬갓끈 등 장신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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