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욱경 작가가 독자적인 추상 언어를 구축해나가던 때인 초기 미국 유학 시절 그린 다양한 흑백 드로잉과 판화, 크로키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전시 ‘낯설은 얼굴들처럼’으로 소개된다.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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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한지 38년이 지났지만 작품은 물론 미술계 영향력도 ‘현재진행형’인 한국 추상 대표화가 최욱경(1940~1985). 그의 내밀한 일기, 시적 사유를 들여다보는 듯한 흑백 드로잉과 판화 26점, 크로키 8점이 모였다. 국제갤러리가 10월 22일까지 진행하는 작가의 첫 부산 개인전 ‘낯설은 얼굴들처럼’에서다.
최욱경, 무제(When the Time Comes) 1969 Ink on shiny paper 42.5 x 56㎝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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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인지 분명치 않은 인물화에서는 무심한 표정의 한 여인이 투명한 시선으로 이 쪽을 응시하고 있다. ‘당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에 안 들기에 도와줄 수 없겠다’라는 솔직한 문구가 자유, 해방감을 느끼며 생각과 감정의 파편들을 드로잉에 쏟았을 작가를 짐작케 한다. 인체를 빠르게 그려낸 크로키들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생동감이 돋보인다.
최욱경, 무제 1960년대 Pencil on paper, 21x 15.5㎝.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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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에서 개막한 최욱경 개인전 ‘낯설은 얼굴들처럼’에서 한 관람객이 인체 드로잉을 살펴보고 있다.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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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도 ‘때가 올까, 해가 뜰까’ 회의하고 침잠했던 작가는 짧지만 다채롭고 왕성했던 자신의 예술인생을 미리 내다보듯 이렇게 긍정했다. “그래도 내일은, 다시 솟는 해로 밝을 것입니다. 꽃피울 햇살로 빛날 것입니다.”(시 ‘그래도 내일은’ 가운데)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진행 중인 최욱경 개인전에서 볼 수 있는 작가의 시집 ‘낯설은 얼굴들처럼’.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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