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 빨간 눈의 자화상, 2009, 캔버스에 아크릴릭, 259×194cm. 골프존뉴딘홀딩스 소장.
서용선(72) 작가의 대표작 ‘빨간 눈의 자화상’(2009)이다. 자화상을 통해 인간을 사회적으로 재구성하고 작동시키는 정치와 역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그의 회화 여정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이다.
서용선 작가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에서 자신의 작품 ‘빨간 눈의 자화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김장언 아트선재센터 관장은 “서용선에 대한 기존 평가와 논의를 넘어 그의 회화 세계를 재발견하고, 예술적 비전과 진화에 몰입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서용선, 숙대 입구 07:00-09:00, 1991, 캔버스에 아크릴릭, 비닐 기법, 180×230cm.
지하철 풍경과 무심하면서도 경직된 사람들의 표정을 포착한 ‘숙대 입구 07:00~09:00’(1991)와 자유롭고 리드미컬한 뉴욕의 분위기를 담은 신작 ‘브루클린’(2023)을 비교해보면 작가의 시선 변화가 또렷이 감지된다. 도시에 대한 그의 탐구는 뉴욕, 베를린, 베이징 등으로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 전시 전경. 왼쪽 앞은 올해 신작 ‘브루클린’.
아트선재센터 제공
아트선재센터 제공
2부는 ‘역사와 현재’라는 서용선 회화의 주요 화두를 꿰낸다. 1980년대 군사정부 시절 정치인으로 업을 바꾼 군인들을 그려낸 ‘정치인’(1984)은 오랜만에 전시장에 나왔다. 붉은 배경 뒤 무기력하게 서 있는 이들의 모습은 당시의 정치적 혼란, 사회적 폭력의 징후를 드러내는 듯하다. 대학 교수나 방송인,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정치인으로 부단히 변모하는 세태에서 40년 전 그림이 새삼 예리하게 다가온다.
9월 15일부터 열리는 3부 전시에선 보편적 세계로 시선을 넓혀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다.
서용선, 정치인, 1984, 1986, 캔버스에 유채, 90×100c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