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서 이상욱·김세은·유리 조명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이상욱 개인전 ‘더 센터너리’ 전시작 가운데 하나인 ‘작품 84’(1984).
학고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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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의 붓자국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서정의 추상’, 추사의 획에서 영감받은 ‘서체의 추상’을 구가해 온 이상욱(1923~1988)이 대표적이다. 추상 1세대인 1910년생 김환기·유영국, 1930년 전후에 태어난 단색화 화가들 사이의 ‘낀 세대’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그의 대표작 48점을 학고재가 재조명했다. 1997년 일민미술관 회고전 이후 20여년 만에 한국 추상에 또 다른 뿌리를 냈던 작가의 작품을 한 점 한 점 되짚어 볼 기회다.
우리 정서와 풍토를 서정적 추상, 서체적 추상으로 확립한 이상욱 화백의 생전 모습.
학고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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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심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는 “이상욱은 표면의 마티에르(물감 등으로 나타난 재질감)와 흔적을 남기는 독특한 방식으로 서정적인 추상에 도달한다. 겹겹이 쌓인 물감의 묵직한 표면은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만큼 두텁게 처리됐다”고 짚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발전한 서체 추상에서는 거침없이 내려 그은 붓질로 옹골지게 응축된 힘과 생동감을 부각시킨다. “추사가 내 선생”이라고 말해 온 작가인 만큼 추사의 서체와 정서, 사상 등을 연구해 온 결과물이 작품에 투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학고재 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김세은의 ‘핏 스탑’(2020~2023).
학고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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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유리의 ‘아주 느슨한 시’(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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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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