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소장하던 네 작품 기증받아
제목만 전해지다 실체 확인 의미
보존 처리 뒤 하반기 특별전 공개
묵매도
석농화원은 조선시대 최대 서화 컬렉션이지만 석농 사후 흩어져 지금은 120여점 정도가 실물로 전해진다. 한국 회화사 연구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 화첩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시대 그림이 미국에서 돌아왔다.
국립광주박물관은 4일 “석농화원 기록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는 작품을 비롯한 조선 후기 미공개 회화 4건을 지난 3월 28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작품들은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거주하는 게일 허가 시아버지 허민수(1897~1972)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허씨는 전남 진도 출신의 은행가이자 호남화단의 거장 소치 허련(1808~1893) 가문의 후손이다.
동파입극도
두 작품은 18~19세기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미공개 작품들로 평가된다. 특히 ‘묵매도’는 2013년 새롭게 알려진 석농화원 필사본 권1에 제목과 그림의 평만 전해오던 것으로 실제 작품이 발견돼 큰 의미를 지닌다. 동파입극도는 중국 송대 문인 동파 소식(1037~1101)이 귀양 시절 삿갓과 나막신 차림으로 비를 피하는 처연한 모습을 그렸다. 화사한 화훼도로 유명한 신명연의 희귀한 인물화다. 이와 함께 허련의 작품으로 힘차게 뻗은 소나무를 그린 ‘송도 대련’, 8폭으로 된 ‘천강산수도병풍’까지 기증받았다.
게일 허는 “소중한 작품들이 가장 잘 향유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한국 회화사의 공백을 채워 줄 작품”이라고 했다. 그림은 보존 처리 작업을 마친 후 하반기에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2023-04-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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