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展 오늘 개막
희랑대사상 옆에 제자 조형물 자리 비워전시 도중 北서 온다면 사제 간 첫 만남
美·英 등 국내외 고려 유물 450점 공개
‘아미타여래’ 최태원 후원으로 한국행
국립중앙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이 4일 개막한다. 태조 왕건의 스승으로 알려진 희랑 대사의 조각상.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합천 해인사 밖으로 나왔다. 조각상 옆의 연꽃 대좌(선 안)는 북한 왕건상이 놓일 자리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북한 왕건상
태조 왕건이 918년에 세워 1392년까지 존속한 고려는 외국인을 재상으로 등용할 만큼 개방적이었고 주변국과 활발한 물적·인적 교류를 이뤘다. 중국 본토에 세워진 송이나 거란족의 요, 여진족의 금, 몽골이 세운 원과 두루 교류하며 꽃피운 문화는 어느 시대보다 찬란했다.
눈에 띄는 유물은 왕건의 스승이자 화엄종의 고승인 희랑 대사를 조각한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이다. 930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82㎝의 목조 조각상으로, 국내 유일한 승려 초상 조각이다. 경남 합천 해인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보물로 평소 보기 힘든 유물이다. 건칠희랑대사좌상 왼쪽은 왕건상이 놓일 자리다. 현재는 연꽃 모양의 조형물만 설치돼 있다. 전시 도중에라도 왕건상이 북한에서 온다면 사제 간 역사적인 만남이 처음으로 성사된다. 배 관장은 “왕건상 자리를 비워둔 것은 남북 간 활발한 교류와 문화적 동질성 확인을 바라는 염원의 표현”이라며 “전시가 끝날 때까지 왕건상이 오지 않아도 공간 자체가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동양예술박물관이 소장한 14세기 고려 불화 ‘아미타여래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현존 최고(最古)의 화엄경 목판.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미국 보스턴박물관이 소장한 12세기 은제 금도금 주자와 그릇 받침.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4세기 금동십일면천수관음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일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의 12세기 청자 꽃모양 발(鉢·사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정명희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찬란한 물질 문화를 생산해낸 고려의 저력과 격동기에 500여년을 지탱하게 한 힘이 어디서 나왔을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계속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12-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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