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빅토르 위고 원작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리뷰] 빅토르 위고 원작 뮤지컬 ‘웃는 남자’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7-16 18:40
수정 2018-07-17 01: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75억 대작, 모든 걸 쏟아부어 웃고 싶지만…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낙원’과 ‘지옥’이 동시에 문을 열었다. 같은 건물의 CJ토월극장에서는 화려한 군무로 유명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지난달부터 공연 중이고, 한층 아래 위치한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부자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라고 외치는 뮤지컬 ‘웃는 남자’가 지난 10일부터 공연을 시작했다. 상반된 이미지의 두 작품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대형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더욱 부각됐다.
이미지 확대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작품이다. 17세기 영국,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적인 괴물을 만드는 인신매매단에 의해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갖게 된 주인공 ‘그윈플렌’(박효신·박강현·수호 분)을 통해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존엄성을 조명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박효신·박강현·수호… 3인 3색

‘웃는 남자’는 ‘브로드웨이 42번가’와도 견줄 수 있는 화려한 연출을 선보이며 175억원의 제작비와 5년여의 제작과정을 실감하게 했다. 1부 시작과 함께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그윈플렌을 버리고 배를 타고 가다 풍랑을 만나는 장면이나 귀족들의 가든파티 등은 뮤지컬이 선사할 수 있는 최대치의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빈민 유랑단과 귀족사회의 무대는 밤낮이 바뀌듯 절묘하게 전환되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앤 여왕’(이소유·김나윤 분) 등 조연들의 코믹 연기도 분위기를 한층 더 띄운다.

이야기의 전환점은 1부 마지막에서 그윈플렌의 출생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이다. 2부는 자신의 출생 비화를 알게 된 그윈플렌이 귀족사회에 저항하며 이야기 전체를 주도하게 된다. 1부에서 예상보다 일찍 작품의 중요한 비밀이 밝혀지는 만큼 관객으로서는 2부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된다. 2부에서 그윈플렌에게 모든 포커스가 집중되는 이유다. 관객 입장에서는 박효신과 박강현, 아이돌 그룹 EXO의 수호가 각각 다른 매력의 ‘그윈플렌’을 선보인다는 점이 또 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 10일 초연에서 무대를 이끈 박효신은 정상급 가수다운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미지 확대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너무 많은 이야기… 완급 조절 필요

하지만 1·2부 전체를 조명해보면 무대 위의 긴장감을 적절히 풀고 조일 수 있는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웬만한 영화제작비를 넘는 물량이 투입됐고, 향후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대형 뮤지컬답게 무대 위에 모든 것을 쏟아 낸 작품이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관객으로서는 다소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윈플렌이 부르는 ‘캔 잇 비’(Can it be), ‘나무 위의 천사’ 등이 뮤지컬의 흥행공식과도 같은 ‘넘버’(곡)로 오래 기억될 수 있는지도 관건으로 보인다. 공연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작품을 알리는 과정에서 뮤지컬 곡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고, 9월 4일~10월 28일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7-17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