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풍자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버지를 부양하지만 인당수에 빠질 때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 없었다며 세상에 일침을 날리는 심청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온갖 허세 가득한 글을 올리는 철없는 심봉사, 심봉사가 SNS에 올린 글을 보고 접근했다가 그의 쥐꼬리만 한 재산을 써놓고 자기도 속았다며 억울해하는 ‘봉사 전문 꽃뱀’ 뺑덕어멈…. 어쩐지 우리가 알고 있던 심청전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과는 판이하다. 오히려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과 조금 더 닮은 듯한 이 개성 있는 인물들은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주인공들이다.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는 심청이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이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바친다는 내용의 고전 ‘심청전’의 큰 줄거리에 세태 풍자를 입혀 재미를 더했다.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제공
배우들이 선글라스를 낀 채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찍어 웃음을 유발한다.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제공
배우들이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를 흉내 내 웃음을 유발한다.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제공
올해는 리모델링 공사를 앞둔 해오름극장을 떠나 돔 형태의 원형극장인 하늘극장으로 무대를 옮기며 변화를 줬다. 천장에 지름 20m의 거대한 연꽃 모양의 천막을 설치하고 그 주변에 64개 청사초롱의 불을 밝혀 전통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극장의 형태가 원형무대와 그 무대를 둘러싼 객석으로 이뤄진 덕분에 관객과 배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공연 시작 전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돼지머리에 돈을 꽂고 소원을 빌며 고사를 지내는가 하면 공연 마지막에는 모든 배우와 관객의 떠들썩한 춤판이 벌어진다. 묵은해를 훌훌 털어내고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고 싶다면 가족들과 공연장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공연은 내년 2월 18일까지. 전석 5만원. (02)2280-411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12-29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