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마주한 조각가...‘전후 한국 현대 목조각의 흐름’전

나무와 마주한 조각가...‘전후 한국 현대 목조각의 흐름’전

함혜리 기자
입력 2017-10-12 10:11
수정 2017-10-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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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헤이리에 위치한 블루메미술관의 아이콘은 미술관 건물의 일부를 구성하는 나무다. 100년된 살아있는 나무를 베지않고 감싸안 듯이 지은 미술관에서 나무 조각을 이야기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법하다. 블루메미술관에서 열리는 ‘나무와 만나다-전후 한국 현대 목조각의 흐름’전은 나무와 ‘조각하다’라는 사람의 행위에 주목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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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작 ‘서있는 사람들’. 블루메미술관 제공
정현 작 ‘서있는 사람들’. 블루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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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작 목신(木神), 1981. 블루메미술관 제공
심문섭 작 목신(木神), 1981. 블루메미술관 제공
돌, 금속과 달리 나무는 살아있는 자연의 재료로 ‘깎는다’는 조각의 본질적 행위에 가장 가까운 재료이면서 휘고 갈라지는 물질 본연의 저항이 강한 재료이기도 하다. 또한 나무는 수직적 성장으로 가장 인간과 닮아있는 조각 재료이기도 하다. 그 자체의 생명력과 특성은 이를 대하는 조각가의 태도에 다양성을 부여해 왔으며 나무를 제어하는 조각가와 나무와의 여러가지 관계 방식들은 한국 조각사의 한 흐름을 만들어뫘다.

전시는 하나의 물질적 재료로서의 나무와 이를 마주해 온 인간으로서의 조각가를 돌아본다. 작품의 연대기적 나열이나 특정시대, 인물 중심이 아니라 나무라는 재료에 대한 조각가의 태도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조각가들의 다양한 언어를 읽어보는 방식이다. 굴복, 동화, 발견, 존중, 개입, 대결, 극복, 지배, 학대와 같은 주제어로 서로 다른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해석한다. 참여작가는 김봉구, 김정숙, 김종영, 김찬식, 나점수, 문신, 박희선, 백연수, 신년식, 심문섭, 윤석남, 오귀원, 이수홍, 이영림, 이재효, 정관모, 정현 등 17명.

나무의 에너지가 작가를 이끌도록 허용하는 순응, 타협, 대화의 태도를 지닌 조각가들이 있는가 하면 조형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느리고 온화한 대상 또는 원시적 대결, 도전할 만한 통제의 대상으로 나무를 정의하는 작가들이 있다. 늘 인간의 삶에 가까이 있던 나무에 나를 겹쳐놓는 이입의 대상으로서 나무를 바라보며 관계 맺는 작가들도 있다. 미술관 측은 “나무라는 살아있는 재료를 만나는 조각가들의 사유와 태도 그리고 그 행위 안에서 동시대 예술가들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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