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환수 ‘류성룡 달력’에 이순신 최후 담겼다

日서 환수 ‘류성룡 달력’에 이순신 최후 담겼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11-24 20:52
수정 2022-11-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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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 공개
‘전쟁 독려하다 탄환 맞고 전사’
메모 203일·언급 인물 19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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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서애 류성룡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가 공개됐다. 대통력은 오늘날의 달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당 유물은 이순신의 최후 등 다양한 기록이 남아 문화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서애 류성룡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가 공개됐다. 대통력은 오늘날의 달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당 유물은 이순신의 최후 등 다양한 기록이 남아 문화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연합뉴스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달력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문화재 명칭은 한글 맞춤법 기준)가 국내로 돌아왔다. 관련 유물이 많지 않은 데다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의 최후에 대한 진술도 있어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유물을 공개했다. 유출 경로는 불분명하지만 일본인 소장자가 2년 전 경매를 통해 사들였고, 김문경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가 지난 5월 문화재청과 재단 측에 알리면서 존재가 드러났다. 재단은 복권기금을 활용해 지난 9월 유물을 들여왔다.

‘대통력’은 오늘날의 달력으로 책자 형태로 돼 있어 일정이나 감상을 적어 두곤 했다. 이번 유물에도 날씨, 일정, 병세와 처방 등이 기록됐다. 글이 적힌 날짜는 총 203일로 언급된 인물은 190여명에 달한다. 문화재청은 “기재된 필적과 언급되는 인물, 사건 정보를 토대로 류성룡의 연대기가 기록된 ‘서애선생연보’ 등을 검토한 결과 그의 수택본(소장자가 가까이 놓고 이용해 손때가 묻은 책)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경자년(1600) 기록은 처음이다.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간 강항(1567~1618)의 귀국을 포함해 경자년에 있던 여러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류성룡의 종손가에서 소장한 보물 ‘유성룡 종가 문적’에도 없는 기록을 찾았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특히 가철(책의 원표지가 없어 종이 등으로 임시로 매어 둔 형태)된 표지에는 이순신과 관련해 “직접 출전해 전쟁을 독려하다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전체 해석을 맡은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자살설, 은둔설 등 이순신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서애 선생의 기록뿐 아니라 경자년에 발생한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며 “향후 기록문화 유산 연구 및 활용에도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2022-1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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