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인터뷰
tvN에서 ‘SNL코리아’를 시즌9까지 만들었던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풍자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며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게 좋은 풍자”라고 강조했다. 박윤슬 기자
“정치는 양쪽 진영의 팬덤이 갈라져 있어 풍자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요. 외부 공격에 대한 맷집과 풍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테크닉이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SNL의 성공 노하우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1~17년 tvN에서 방송한 SNL 9개 시즌에 참여했고 지난해 9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4년 만에 ‘리부트’ 시즌1을 선보인 주인공이다.
이재명·윤석열 등 대선 후보와 그 배우자들을 패러디한 ‘콜드 오프닝’은 시즌2가 시작하면서 가장 공들인 코너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 제공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가 간다’는 ‘밸런스 게임’을 가장해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코미디는 그 시대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을 해야 하기에 정치 풍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안 본부장은 “‘콜드 오프닝’은 제가 뼈대를 짜고 작가진이 대본을 쓰는데 녹화 직전까지 일곱 번 정도 수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 절반이 20대…“젊은층에게 배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왼쪽)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캐릭터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 제공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도 화제성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나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소재로 등장하고, MZ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콩트로 젊은층을 공략했다. 20~30대에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다루기 위해 호스트와 제작진도 대거 젊어졌다. 작가 16명과 PD 14명의 제작진 중 절반을 20대로 꾸린 건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50대인 안 본부장은 “젊은 제작진이 하는 이야기나 최신 유행을 계속 공부한다”고 했다.
“주기자, 이번 시즌 최고 스타…2회 녹화로 내용 검증”
대선 후보를 비롯해 정치인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 안 본부장은 이 코너에 섭외하고 싶은 인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꼽았다. 쿠팡플레이 제공
OTT로 넘어온 후 생방송 대신 공개 이틀 전 녹화로 바꿨지만 공연 방식은 고수하고 있다. 다른 관객을 대상으로 총 2회 공연하는 것이다. 직접 객석에 앉아 첫 관객의 반응을 체크한다. 불쾌감을 주거나 ‘썰렁한’ 내용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상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고 소신을 밝힌 그는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풍자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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