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쿠라는 한국에서 표류되어 대마도에서 발견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현재 수없이 많이 발견되는 제주발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쿠로시오해류를 따라 온 문명의 여정들.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11월 26일 개막 제주비엔날레 주요 출품작 언론 공개“제주도는 지정학적으로 표류의역사를 간직한 섬입니다. 북방문화와 남방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식물도 자생식물도 있지만 표류해온 문주란, 선인장 같은 식물들이 우연히 들어와서 제주화되기도 했습니다. 이주는 말할 것도 없고요. 표류로 인해 오는 해양쓰레기들도 있어요. 올해 제주비엔날레는 이처럼 제주와 밀착된 주제를 전시와 함께 미술의 화두, 담론으로 형성하려 합니다.”
제주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오는 11월 26일 개막하기에 앞서 주요 출품작을 최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이 총감독은 지난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주비엔날레의 전시명인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 의 화두가 표류인 만큼 문명의 여정 속 표류가 인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조명하고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문 예술가들도 참여하지만 각 분야에서 권위있는 리서처들도 참석을 많이 하는데 이 가운데 커뮤니티 매핑분야의 권위자인 임완수 박사가 제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리서치 부문으로 나온다”며 “이번 제주비엔날레 D-100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8월 17일과 18일 지역 구성원들과 함께 ‘표류’를 제주 해양쓰레기와 녹조류 등 환경문제와 연결시키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워크숍 과정의 결과물은 제4회 제주비엔날레에서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형섭 작가의 그림자 기억장치(2022년작).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커뮤니티 매핑 권위자 임완수 박사, 워크숍 결과물 전시… 고광민의 바구니 역사를 만나다의과대학 교수인 임 박사는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뉴저지주를 강타했을 때 위치를 몰라 주유를 할 수 없었는데 지역 내 고등학생들과 함께 이용 가능한 주유소 지도를 제작해 주목 받았다. 재난국에서 훌륭한 사례로 꼽힐 정도였다. 그는 이후 한국에 커뮤니티 매핑센터를 설립했으며 그의 커뮤니티 매핑기법은 미국과 한국의 다양한 환경보호단체들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제주의 민속사학자인 고광민 선생은 제주도의 생활사에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 구덕(바구니)이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말레이시아, 필리핀, 타이완을 거쳐 흘러 들어온 과정을 오브제로 전시하기도 한다.
14개국 4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데 인도네시아 작가 아구스 누르 아말(Agus Nur Amal)과 태국 작가 자크라왈 닐탐롱(Jakrawal Nilthamrong)의 작품이 선공개됐다. 아구스의 ‘트리탕투(Tritangtu 2022)’는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 지역의 전통 농경 공동체 마을의 우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은 영상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독일 카셀 지역에서 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15(Documenta fifteen 2022)’에도 출품된 바 있다.
이번 제주비엔날레에서 작가는 제주의 신화(영등굿, 우물고사 등), 전통과 접목된 새로운 사물극 워크숍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트리탕투’와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영화와 현대미술을 넘나드는 태국의 예술영화 감독 자크라왈 닐탐롱의 영상 작품도 공개됐다. 자크라왈의 ‘리좀(Rhizome 2023)’은 물로 이뤄진 시뮬레이션 세계에서 아픈 여자와 함께 뗏목에서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다. 자크라왈은 제44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상(2015), 제22회 도쿄필름엑스 영화제 대상(2021)을 수상했으며 2014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도 출품한 바 있다.
이란 작가 투라지 카메네자데가 난민의 현실을 물속에 잠식되어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은유적인 드라마로 표현한다.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한승구 작가는 주민, 디지털 기술, 도시 풍경의 교차점을 탐구하며, 이주민의 한국 사회 통합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다루고자 한다.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협력전시 명화특별전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비엔날레 연계 문화콘텐츠 상품 홍보 업체 모집도
11월 26일에 개막해 내년 2월 16일까지 진행되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양쿠라 작가의 작품 준비 과정도 공개됐다. 한국에서 표류돼 대마도에서 발견된 해양 쓰레기로 설치미술을 제작하는 양쿠라 작가는 인간 중심의 생태와 환경 문제를 환기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 국내에서는 부지현, 고길천, 신형섭, 한승구 등이 참여한다.
본 전시 외에도 협력전시로 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양미술 거장들의 작품 150여점이 전시되는 명화특별전 Ⅱ‘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 총감독은 “개막 두 달을 앞두고 일부 출품작을 공개해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자 했다”며 “관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얻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4회 제주비엔날레는 11월 26일에 개막해 내년 2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다섯 개의 공간에서 펼쳐진다.
한편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27일까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국내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 연계 제주 문화콘텐츠 상품 홍보’사업을 진행할 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제주비엔날레와 함께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예술을 관광상품과 결합, 제주 문화콘텐츠의 가치를 한층 부각시키고 제주 관광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으며 서류심사와 발표를 통해 3개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업체는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제주 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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