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이전 문제는 미정”
경북 경주에 있다가 일제강점기에 반출된 뒤 청와대 경내로 옮겨진 신라시대 석불좌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이 보물로 지정된다.문화재청은 8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청와대 석불좌상의 보물 승격 안건을 심의한 결과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라는 명칭으로 보물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불상은 본래 경주에 있었으나 1913년 경주금융조합 이사였던 일본인 오히라가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에게 바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39년 총독 관저가 경무대(청와대 이전 명칭)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청와대 불상이 보물로 지정 예고되면서 논란이 됐던 경주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문화재청은 지정검토 조사 과정에서 청와대 불상의 석재가 경주 남산과 이거사지(경주시 도지동에 있는 신라시대 절터) 등에 분포한 경주 지역 암질과 유사하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장소를 특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경주 지역 문화계에서는 불상을 경주로 돌려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원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상을 옮겨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해 청와대 불상의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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