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가드너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몽골의 유명한 강 이름을 따 오논(Onon)으로 불린 이 뻐꾸기는 겨우내 머물렀던 잠비아를 지난 3월 20일 떠나 케냐를 거쳐 인도양을 한 차례도 쉬지 않고 횡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방글라데시를 거쳐 중국을 종단하듯 북상해 몽골에 이르른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비행 속도는 시속 60㎞였다. 뭍의 조류 가운데 최장 이주인 것으로 보인다고 브리티시 조류학 트러스트(BOT)는 설명했다.
BOT는 지난해 여름 몽골 학자들에게 학명이 ‘Cuculus canorus’인 뻐꾸기 다섯 마리에 위성 위치측정 장치를 매달게 했는데 오논만이 유일하게 놀라운 여로를 거쳐 몽골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바얀(Bayan)이라고 이름 붙여진 다른 뻐꾸기는 킬리만자로산 근처에서 겨울을 지낸 뒤 중국 윈난성에서 추적 장치가 꺼져 버렸다. 과학자들은 탈진해 숨졌거나 먹잇감으로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얀은 2주 만에 1만㎞를 날아가 윈난성에 도착했을 때는 몹시도 허기져 있어서 온갖 위험에 스스로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됐다.
휴슨 박사는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을 우려해 인간들의 이동이 잦아든 이 때 오논이나 바얀이 이처럼 먼 거리를 비행했다는 사실은 지구가 여전히 굴러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지적했다. 오논의 장거리 비행은 출발 때부터 시종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논이 무사히 몽골에 도착했다는 BOT의 공표에 댓글을 달았는데 “좋아요, 이 작은 녀석이 우리도 하지 못하는 그 모든 비행을 해냈네. 그곳들에 우리를 좀 데려가주렴. 공유해줘서 고마워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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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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