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더 힘들어진 취약계층
伊 벌금 못 낸 노숙자들 즉결심판 택해페루 투우장·美 주차장 등 대피소 개조
佛 가정폭력 급증에 임시 상담소 개설
유네스코 “학업중단 여학생 위험 증가”
노숙자 대책 마련하는 각국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노숙자와 빈민 등 복지 사각지대 계층이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쉼터에서 31일(현지시간)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멀찍이 떨어져 주차 공간을 하나씩 차지하고 잠을 청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EPA 연합뉴스
라스베이거스 EPA 연합뉴스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도시의 노숙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굶주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각국이 위반 시 벌금까지 부과하는 외출금지령과 같은 엄격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노숙자들은 돌아갈 집도, 벌금을 낼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찰에 적발될 경우 이들은 벌금 납부 대신 치안법원의 즉결심판을 받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한 노숙자 단체는 내무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청원을 내기도 했다.
노숙자 대책 마련하는 각국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노숙자와 빈민 등 복지 사각지대 계층이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민 외출금지령을 내린 페루 정부가 수도 리마의 아초 투우장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노숙자 대피소 전경.
리마 AP 연합뉴스
리마 AP 연합뉴스
인도에서는 지난달 25일 전국에 3주간 봉쇄령을 내린 후 도시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빈민노동자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고향인 시골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수백㎞ 떨어진 고향까지 걸어가는 경우도 있다.
노숙자 대책 마련하는 각국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노숙자와 빈민 등 복지 사각지대 계층이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일명 ‘선물의 펜스’에 노숙자와 빈민들에게 기부한 음식과 마스크 등이 담긴 플라스틱백이 걸려 있다. 당국은 면대면 접촉이 금지됨에 따라 이렇게 기부품을 걸어놓도록 했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베를린 EPA 연합뉴스
유네스코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 세계 15억 4000만명의 청소년·학생들이 코로나19로 학업이 중단됐고, 특히 7억 4300만명에 이르는 여학생들의 중퇴율과 학교 밖 성적 착취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이 시작된 가운데 특히 여성과 여학생들이 받는 영향은 더 광범위하고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2014년 에볼라 전염병 확산으로 학교가 폐쇄된 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일부 지역에서 청소년 임신이 65%까지 증가했고, 임신한 경우 등교가 거부되는 정책에 따라 상당수는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4-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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