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동결자금 들어왔다…美와 5대5 포로 교환 시작될 것”

이란 “한국 동결자금 들어왔다…美와 5대5 포로 교환 시작될 것”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09-18 23:55
수정 2023-09-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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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수감자들 도하 거쳐 미국행
美도 이란인들 석방… “2명 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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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미국인 사업가 모라드 타흐바즈(왼쪽)가 테헤란 억류 전 딸 록산느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간첩 혐의로 징역 10년형에 처해진 타흐바즈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한국에 묶였던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해제돼 18일(현지시간) 동료 수감자 4명과 함께 풀려나게 됐다. 테헤란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계 미국인 사업가 모라드 타흐바즈(왼쪽)가 테헤란 억류 전 딸 록산느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간첩 혐의로 징역 10년형에 처해진 타흐바즈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한국에 묶였던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해제돼 18일(현지시간) 동료 수감자 4명과 함께 풀려나게 됐다.
테헤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제재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됐다가 해제된 이란의 석유 수출대금이 18일(현지시간) 이란 계좌로 들어와 양국 간 서로 ‘억류’라고 주장했던 수감자 맞교환을 시작한다고 영국 BBC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됐던 자금 60억 달러(약 7조 9590억원)가 카타르 도하 계좌로 송금됐다”며 “이에 따라 이란과 미국에서 각각 5명의 죄수를 교환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자금이 스위스를 거쳐 카타르에 송금됐다는 사실이 미국과 이란에 통보됐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인 수감자 5명을 이란에서 태우고 나오기 위한 비행기가 도하에 대기 중인데 도하를 거쳐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도 이날 이란인 수감자 5명을 풀어줄 예정이지만 2명은 미국에 남을 것이라고 카나니 대변인이 말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지난달 수감자 맞교환 대가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이란은 감옥에 있던 수감자들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

중동 산유국 이란은 2010년부터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한 원화 계좌를 통해 석유 판매 대금을 받고, 수입품 대금을 이 계좌에서 한국에 지불했다.

그러나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2019년 5월 계좌가 동결됐다.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독일 등 6개국(P5+1) 및 유럽연합(EU)과 맺은 협정을 말한다.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EU가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 협정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체결된 것으로, 2025년엔 이란 비핵화 효력을 상실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재협상을 요구하며 압박했지만 허사였다.

한국에 동결된 이란 석유 결제대금 문제는 2021년 시작된 핵 합의 복원 협상과 얽히면서 양국 관계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이란은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단하겠다거나 한국산 가전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2023-09-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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