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에 체포된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지난 5월 26일 제75회 칸느국제영화제에서 출연작 ‘레일라의 형제들’ 시사회를 갖기 전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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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무장조직원에게 마체테 흉기를 휘둘렀다는 이유로 모흐센 셰카리(23)의 사형이 집행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아 알리두스티가 지난 8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신의 침묵은 억압과 독재에 대해 지지를 의미한다”는 글을 올려 시위 참여를 호소했던 일을 당국이 문제 삼아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알리두스티는 지난 9월부터 3개월 넘게 이어진 ‘히잡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던 유명인 가운데 한 명이다. IRNA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800만명이 넘는 알리두스티가 허위 정보를 게시하고 사회 혼란을 조장한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최근 차단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알리두스티는 셰카리의 처형과 관련 “이란 정부의 이런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단체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류애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함께 한다는 뜻을 밝혔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여자 주인공을 맡았던 그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알리두스티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예전부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는 팔꿈치 안쪽에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새긴 사실이 알려져 이란 보수층의 집단 성토를 당해야 했다. 그는 2019년 유가 인상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이란인이 시민이 아닌 포로와 다름없는 처지라고 비판해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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