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덮친데 지진 덮쳐... 아프간 1000여명 사망 ‘최악 재난’

경제난 덮친데 지진 덮쳐... 아프간 1000여명 사망 ‘최악 재난’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6-22 22:26
수정 2022-06-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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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부서 규모 5.9 지진... 사망자 1000명 넘어
산지 마을 피해 규모 파악 어려워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22일 새벽 동부 팍티카 지방을 덮친 규모 6.1의 지진 때문에 무너진 주택 더미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박타르 통신 제공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22일 새벽 동부 팍티카 지방을 덮친 규모 6.1의 지진 때문에 무너진 주택 더미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박타르 통신 제공 AP 연합뉴스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에 강진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최악의 재난이 덮쳤다. 사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탈레반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아프가니스탄 현지 언론,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4분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인 팍티카주(州) 일대에서 진도 5.9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남동부 호스트시에서 남서쪽으로 44㎞ 떨어진 곳이며 진원의 깊이는 10㎞에 불과해 피해가 컸다고 USGS는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아프간 수도 카불을 비롯해 파키스탄, 인도 등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고 보고했다. 이번 지진은 2002년 3월 1100여명이 사망한 규모 6.1의 지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팍티카주의 탈레반 정부 문화공보국장인 아민 후자이파는 CNN에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50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내무부 관계자인 살라후딘 아유비는 사망자 대부분이 팍티카주에서 확인됐으며 산지의 외진 마을들의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현지 언론들을 통해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에는 흙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무너져 폐허로 변하고 주민들이 사망자의 시신을 담요로 감싸 옮기는 모습들이 포착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성명을 통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탈레반 당국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주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전사들이 22일 규모 6.1의 지진이 덮친 팍티카주 가얀 지구에서 다친 주민들을 정부 헬리콥터에 태우고 있다. 박타르주 통신 동영상 갈무리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전사들이 22일 규모 6.1의 지진이 덮친 팍티카주 가얀 지구에서 다친 주민들을 정부 헬리콥터에 태우고 있다.
박타르주 통신 동영상 갈무리 AP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 극심한 경제난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초래한 탈레반 당국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3월 아프간에서 전체 국민의 58%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폭설로 4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수로 주민 수십명이 사망하고 주택과 농경지, 도로들이 파괴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구조대가 투입돼도 재난 현장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경제난 때문에 기본적인 의료 시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우려되는 가운데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아프간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으며 피해 지역에 구호팀이 파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2015년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400여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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